일상이 지켜졌다는 사실에 감사했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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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day Life
꼭대기층에 정신 나간 놈이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 주는 공포 간밤에 정말 황당한 해프닝이 있었죠. 윤석열이 "종북세력척결"을 이유로 불법 계엄을 선포했습니다. 명분도 없었고, 절차도 지켜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법에는 문외한인 저같은 사람도 캐치할 수 있을 만큼 불법/위헌임이 명백한 지령 하에 선언됐던 계엄령이었던지라 두려움과 황당함이 동일한 수준으로 끓어 올랐던 밤이었습니다.  A Few Moments Later... 계엄령을 선포해도 국회 기능은 마비되지 않습니다. 군경을 투입해서 국회를 봉쇄하려 했지만 윤씨 생각대로 잘 되지는 않았고 (아니 국민 수준이 있는데 군·공무원들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됐겠습니까...) 해서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약 세 시간만에 국회에서 계엄령 폐기의 안이 통과가 돼서 대통령이 ..
티스토리 "오블완" 챌린지: 카카오는 티스에 부족한 게 뭔지 아직도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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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day Life
요즘 너무 바빠서 블로그고 뭐고 제쳐두고 있었는데, 1일 1글 발행 이벤트 한대서 알림 등록은 해 놨으나 실제로 포스팅을 하진 않아서 자발적으로 쓰지도 않는 서비스의 푸시 알림만 늘려놓은 꼴(...)이 됐네요. 주말에도 일 하던 거 하다가 집중이 너무 안 돼서 짧게 노트나 하나 남길까 하고 간만에 '글쓰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사실 글감은 많은데 사진 보고 정리하면서 쓰기 귀찮은 게 가장 힘들고, 출시 때 봤던 영화나 다른 콘텐츠는 어차피 시의성 때문에 타이밍 지나면 크게 의미가 없어서... 딱 1회 참가 목적으로 티스토리 챌린지 자체에나 딴지 한 번 넘어가고 가렵니다. 😂   수요 없는 공급을 늘린다고 서비스가 살아날까?말 그대로입니다. "오블완" 챌린지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이거였어요. ..
영화 '해야 할 일' 리뷰: 누군가에게 떠넘겨진 일, 어쩌면 하지 않았더도 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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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개인평 요약 : 7.5/10, 추천!위기의 조선업 회사, 인사팀 막내로 발령 난 대리 '강준희'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인간적인 눈높이에서 그려낸 영화. 문민정부 이후로도 20여 년 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지 못해 약자는 등한시하고 있는 대한민국, 노조를 기득권 취급하며 악마화하는 데만 혈안이 된 행정부, 노조가 없고 임직원 평균 임금이 중위 소득 100%에 못 미치는 기업 환경 따위에 감동받는 자가 고용노동부 장관이 되는 우리 사회에서, 어쩌면 누군가는 생각해 보아야 할 법한, 앞 세대가 만들어 아직까지도 고치지 못한 시스템의 결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리얼리티가 돋보이는 작품.  불편하지만 꼭 알아야 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 지난 토요일 KU시네마테크에서 있었던 영화 ..
[베트남/호치민 맛집] 휴양지 느낌 물씬 나는 커피집, Phê-La Thảo Điề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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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ing/Vietnam
(이 리뷰는 광고나 협찬이 아닙니다. 지연, 학연, 혈연도 없습니다.)   8월 여행 둘째 날 아침에 반깐 먹고 돌아다니다가 너무 더워서, 이대론 더위 먹고 하루 종일 고생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들어갔던 타오디엔의 페-라(Phê-La) 카페 매장. 다른 동네들에도 매장이 있고, 호치민 1군에도 있는데, 지나면서 매장을 신경 써서 크게 잘 냈네, 하는 감상만 있었던 곳이고, 사실 가 보라고 추천하는 걸 본 적 없는 프랜차이즈이기도 해서 조금 생소했네요. 확실한 것은, 우후죽순 체인점을 내는 브랜드라기보다는, 프리미엄을 지향해 대체로 감성 있는 (대형) 매장만 소수 운영하고 있는 카페라는 점? 그리고 2군 타오디엔의 페-라 매장은 앞이 동남아풍 정원처럼 조경을 해 놔서 꽤 예쁘다는 것 정도겠네요.  페-라 ..
일본 영화 '새벽의 모든' 리뷰: 마음 따뜻해지는 직장내 환우회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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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개인평 요약 : 7/10, 추천!동명의 소설 원작을 기반으로 하는 잔잔한 일상 드라마 영화. 심각한 PMS로 직장에서 도망치듯 나와 비교적 한산한 '쿠리타 과학'에 취직한 '후지사와 미사'가, 음침한 아웃사이더인 후배 '야마조에 타카토시'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내적 친밀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 가며 챙겨 주는 공생(?) 관계가 되어 서로의 안정감을 북돋아가게 된다는 줄거리의 작품.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 싶은 초·중반부부터, 어쩌면 너무나도 뻔하지만, 또 따뜻하고 잔잔한 결말까지, 현대 일본 드라마 장르의 전형 중 하나를 보여주는 작품이 아니었나 해요.  정신질환은 죄가 아니라고? 그래서 그다음엔? 제목부터 너무나도 일본 콘텐츠스러운, 국내..
[베트남/호치민 맛집] 타오디엔 로컬 반깐 맛집, Bánh Canh Bột Gạ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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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ing/Vietnam
(이 리뷰는 광고나 협찬이 아닙니다. 지연, 학연, 혈연도 없습니다.)   숙소 인근 새벽 네 시 정도부터 울어대는 닭 울음소리에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씻고 정리하고 나와서 은행 ATM 찾아 돈 뽑으러 다녀왔는데도 채 8시가 안 됐더라고요. 살짝 해장도 할 겸, 저번 여행 때 반깐 먹고 행복했던 기억이 있어 겸사겸사 이른 시간부터 여는 깔끔한 로컬 맛집 찾다가 발견한 타오디엔의 Bánh Canh Bột Gạo 간단 리뷰입니다. 구글 지도 링크    매장 자체가 문화 시설 같은 건물의 앞마당을 빌린 듯한 공간인지라... 당연히 야외이고 에어컨은 없어요. 대신 높이 위로 슬레이트 지붕/천막이 잘 쳐져 있어 그늘이 져 있고, 통풍이 잘 되게 널찍널찍한지라 이른 시간대엔 크게 덥다는 생각 안 하고 식..
[베트남/호치민 맛집] 숨은 원석 같았던 멕시칸 양식집, Karma Thảo Điề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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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ing/Vietnam
(이 리뷰는 광고나 협찬이 아닙니다. 지연, 학연, 혈연도 없습니다.)   저녁 비행기를 타고 와서 숙소에 짐을 놓고 나오긴 했는데, 저녁을 먹으려 하니 11시가 다 되어 방문할 만한 식당이 마땅치 않았던 차에 들렀던 멕시칸 음식점 Karma. 저도, 지인도 한 번도 가 보거나 들어본 적 없는 수상한(?) 가게였는데, 시끌벅적한 술집에 가서 식사를 하거나, 그랩을 타고 멀리 나가고 싶지 않았던지라, 구글 지도의 평점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4.7/5) 속는 셈 치고 들어가 봤네요.  Karma ThảoĐiền · 44A Xuân Thủy, Thảo Điền, Thành Phố Thủ Đức, Hồ Chí Minh, 베트남★★★★★ · 음식점www.google.com    간판부터 "멕시칸 푸드"를 내걸어..
[베트남/호치민 맛집] 호불호 갈리는 로컬 푸드를 고급스럽게 즐길 수 있는 Đậu Homem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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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ing/Vietnam
(이 리뷰는 광고나 협찬이 아닙니다. 지연, 학연, 혈연도 없습니다.)  베트남 음식을 먹기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대표적으로 질색하시는 식재료가 아마 피시 소스(nước mắm, 느억 맘), 두리안, 고수를 포함한 다양한 향채 등이 아닐까 해요. 이런 것들 중 상당수가 베트남에서 집밥 수준으로 보편적이거나, 현지인에겐 인기가 높은 식단과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관계인지라, 이 중에서 싫어하시는 게 하나가 아닐 경우 아마 베트남 음식(그리고 높은 확률로 태국이나 다른 나라의 음식들 역시)은 100% 즐기기 어려우시지 않을까 합니다. 근데 사실 이보다 더한,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종종 호불호가 더 많이 갈리는 녀석이 있는데요. 바로 '맘 똠'(Mắm Tôm)입니다. 이번에 다녀온 'Đậu Homemade'(더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