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첫 번째 키스' 리뷰: 시간을 돌려 바꿀 수 있는 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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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평 요약 : 6/10, 추천!뜨겁게 사랑했지만 어느새 차갑게 식은 부부 사이, 말 그대로 이혼 서류 제출 당일 남편 '카케루'가 죽어 사별 상태로 홀로 남게 된 '칸나'가, 어느 날 남편을 처음 만난 날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이후, 그를 살리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과거를 고치고자 노력한다는 내용의 로맨스 영화. 사랑하는 이를 다시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한다는 교훈도 좋고, 깨알 코미디도 재미있지만 개연성이 부족하고 에러가 많은, 이젠 참신하다고 하기도 애매한 단순 시간 여행 소재는 조금 아쉬워요.  우린 어쩌다 서로 사랑하게 되었는가? 오는 2월 26일 개봉하는 일본 영화 '첫 번째 키스'를, 어쩌면 더 어울리는 시점이지 않았을까 싶은 밸런타인데이 시사회에서 먼저 보고 왔습니다. 이전에 ..
24년 못 다 담은 하반기 콘텐츠 요약: 딜리버리, 페이퍼맨, 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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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딜리버리': 7/10, 추천! 11월 20일 개봉한 영화 '딜리버리'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아이가 생겨 곤란해진 커플과, 반대로 모든 걸 가지고 있지만 불임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커플이 서로 밀약하여, 음지에서 몰래 입양 거래를 하면서 생기는 골 때리는 해프닝을 그려 낸 영화입니다. 생각보다 다루는 중점 주제들이 무겁고, 각 인물들의 행동 동기를 알기에 보다 보면 여러 겹의 착잡함이 크레페 레이어처럼 쌓이는 느낌이 듭니다만, 플롯 구성 덕에 생각보단 가볍게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OTT에서 만나신다면 꼭 한 번 보셔도 괜찮겠다고 추천드려요.  영화 '페이퍼맨': 7/10, 추천! 왕년에 잘 나가던 아시안 게임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모종의 이유로 가진 것 한 푼도 없는 노숙자 신..
영화 '해야 할 일' 리뷰: 누군가에게 떠넘겨진 일, 어쩌면 하지 않았더도 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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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평 요약 : 7.5/10, 추천!위기의 조선업 회사, 인사팀 막내로 발령 난 대리 '강준희'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인간적인 눈높이에서 그려낸 영화. 문민정부 이후로도 20여 년 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지 못해 약자는 등한시하고 있는 대한민국, 노조를 기득권 취급하며 악마화하는 데만 혈안이 된 행정부, 노조가 없고 임직원 평균 임금이 중위 소득 100%에 못 미치는 기업 환경 따위에 감동받는 자가 고용노동부 장관이 되는 우리 사회에서, 어쩌면 누군가는 생각해 보아야 할 법한, 앞 세대가 만들어 아직까지도 고치지 못한 시스템의 결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리얼리티가 돋보이는 작품.  불편하지만 꼭 알아야 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 지난 토요일 KU시네마테크에서 있었던 영화 ..
일본 영화 '새벽의 모든' 리뷰: 마음 따뜻해지는 직장내 환우회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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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평 요약 : 7/10, 추천!동명의 소설 원작을 기반으로 하는 잔잔한 일상 드라마 영화. 심각한 PMS로 직장에서 도망치듯 나와 비교적 한산한 '쿠리타 과학'에 취직한 '후지사와 미사'가, 음침한 아웃사이더인 후배 '야마조에 타카토시'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내적 친밀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 가며 챙겨 주는 공생(?) 관계가 되어 서로의 안정감을 북돋아가게 된다는 줄거리의 작품.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 싶은 초·중반부부터, 어쩌면 너무나도 뻔하지만, 또 따뜻하고 잔잔한 결말까지, 현대 일본 드라마 장르의 전형 중 하나를 보여주는 작품이 아니었나 해요.  정신질환은 죄가 아니라고? 그래서 그다음엔? 제목부터 너무나도 일본 콘텐츠스러운, 국내..
인도 영화 '세 얼간이' 리뷰: 흐르는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에 대한 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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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평 요약 : 9/10, 강력 추천!인도 최고의 공대 ICE에 입학한 세 친구가 각종 고난을 이겨내면서 각별하고 따뜻한 우정으로 그 주변까지도 아름답게 변화시켜 가는 선한 영향력의 코미디 드라마. 편집되지 않은 필름을 기준으로 거의 세 시간이 다 돼 가는, 엄청나게 긴 발리우드 영화지만 러닝타임 내내 눈을 떼기 힘든 작품.  삶에 지친 현대인에게 던지는 "Aal Izz Well!" 2009년 개봉해 한국에서도 온라인 위주로 엄청난 센세이션이 됐던 '세 얼간이'(3 Idiots)는, 안타깝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스트리밍 할 방법이 없는 영화입니다. 네이버 시리즈온 등지에서 예전에 통으로 영화를 구매하신 경우에는 정식 한글 자막과 함께 편하게 시청하실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VPN을 써 가며 해외 서비..
마블 '데드풀과 울버린' 리뷰: 폭스 엑스맨 유니버스에 보내는 발칙한 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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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평 요약 : 7.5/10, 추천!마블 유니버스로 통째 넘어가게 되어 버린 데드풀과 울버린, 멀티버스의 그 어딘가에서 세상을 구하기 위해 떠나는, 유쾌한 청소년 이용불가의 안티히어로 코미디·액션 영화. 디즈니 최근 폼이 너무 안 좋아 불안했지만, 우리가 아는 데드풀과 엑스맨의 감성이 그대로 잘 살아 있어서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어요.  세상을 구하는 두 안티히어로의 성장기 제작 소식을 들었던 때부터 기대와 우려가 동일한 수준으로 샘솟았던 '데드풀과 울버린'(Deadpool & Wolverine). 지난주 수요일 개봉해 이제 막 만 일주일이 된 데드풀과 울버린을 방금 전에 보고 왔습니다. 폭스 사단의 엑스맨(X-Men)은 일단락이 되는 상황이었고, 특히 '로건'(Logan)을 위시해 휴 잭맨의 울버린..
애플 오리지널 '플라이 미 투 더 문' 리뷰: 냉전기 우주 탐사 경쟁에 곁들인 상상력과 로맨스 (스포일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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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평 요약 : 7/10, 추천!아폴로 11호 발사라는 실제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 낸 로맨틱 코미디 픽션. 냉전 시대 과학 경쟁이 이성의 영역 그 너머까지 치고 나가면서, 지금까지도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인간의 달 착륙 탐사라는 큰 위업을 주제로 하고 있어, 현실감 넘치면서도 동시에 SF 영화 못지않은 스케일의 웅장함이 느껴지는 작품. 이에 비해 등장인물들의 로맨스나 드라마는 생각보다 담백한 편이라 그냥저냥 즐겁게 볼 수 있어요.  초강대국 아메리카를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한 노스탤지어 여행 미국의 번영을 상징하는 1940년대 ~ 1960년대생 베이비 붐 세대에게, 아폴로 프로그램(The Apollo Program) 이상으로 국위선양의 감정을 고취시키는 이벤트는 없었을 겁니다. (아마 정부에 비판적인 이들..
디즈니 픽사 '인사이드 아웃 2' 리뷰: 사춘기의 심적 변화를 섬세하게 다루는 가족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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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평 요약 : 7.5/10, 추천!고등학교에 갈 나이가 된 라일리를 컨트롤하는 다섯 감정들이, 변화무쌍한 사춘기의 내적 변화들에 고전하게 되고, 특히 새로운 감정들과 충돌하면서 새 무리의 중심인 '불안'의 주도로 긍정적 자아가 멀리 버려지는 것은 물론, 본부에서 쫓겨나 유배당하게 되면서, 이에 굴하지 않는 '기쁨'의 주도로 5인방이 다시 자아를 찾고, 본부를 탈환하기 위해 떠나는 모험을 그려내는 애니메이션. 더 다양한 감정 캐릭터를 도입하며 원작과 다른 신선함을 주고 있고, 특히 사춘기 청소년의 들쭉날쭉한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잘 캐치해 내고 있지만, 동시에 판타지 세계와 같은 라일리의 마음속과, 실제 물리적 신체가 있는 현실 세계와의 괴리감 역시 더 커졌기에 약간은 아쉬운 속편.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