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평 요약 : 7.5/10, 추천!
고등학교에 갈 나이가 된 라일리를 컨트롤하는 다섯 감정들이, 변화무쌍한 사춘기의 내적 변화들에 고전하게 되고, 특히 새로운 감정들과 충돌하면서 새 무리의 중심인 '불안'의 주도로 긍정적 자아가 멀리 버려지는 것은 물론, 본부에서 쫓겨나 유배당하게 되면서, 이에 굴하지 않는 '기쁨'의 주도로 5인방이 다시 자아를 찾고, 본부를 탈환하기 위해 떠나는 모험을 그려내는 애니메이션. 더 다양한 감정 캐릭터를 도입하며 원작과 다른 신선함을 주고 있고, 특히 사춘기 청소년의 들쭉날쭉한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잘 캐치해 내고 있지만, 동시에 판타지 세계와 같은 라일리의 마음속과, 실제 물리적 신체가 있는 현실 세계와의 괴리감 역시 더 커졌기에 약간은 아쉬운 속편.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고 좋은 작품이에요.
4개의 새로운 감정과 함께 돌아온 인사이드 아웃 2
2015년 개봉해 전 세계 관객들에게 '사람의 정신세계'라는, 아주 색다른 무대를 배경으로 하여 눈도장을 아주 제대로 찍으면서 디즈니-픽사의 메인 IP 중 하나로 올라서게 된 '인사이드 아웃'의 후속 편이죠. 지난 6월 12일에 개봉하여 이젠 만 한 달이 넘은 애니메이션인 '인사이드 아웃 2'를 저는 이제야 보고 왔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직 예매율 상위권에 있었는데, 불과 며칠 만에 여러 기대작들('데드풀과 울버린'이라던가...)에 순위를 내어 주면서 이제 극장에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으니, 아직 못 보신 분들이라면 얼른 예매부터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영·유아기를 거쳐 한참 초등학생 나이대(11살)인 인간 주인공 '라일리'의 감정 5인방의 이야기를 담았던 전작에서 더 나아가, 인사이드 2에서는 이제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가 된, '사춘기'를 정통으로 맞은 라일리의 마음속을 무대로 합니다. 신체적으로는 물론이고, 마음속도 (굉장히 혼돈스럽긴 합니다만) 변화하며 성장해 가는 시기라는 것을 납득이 되는 선 안에서 아주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굉장히 섬세하게 표현해 내고 있어서 관객 된 입장에서는 아주 즐겁게 보았네요. 실제 "배경"이 되는 청소년들도, 코드만 맞다면 공감하면서 즐겁게 볼 수 있을 테지만, 어쨌거나 '이미 지난 일'이 된 (그래서 어느 정도는 이미 그런 상태에서 해방이 된) 어른들이 좀 더 재미있게 즐기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어디까지나 청소년 눈높이의 가족 타깃 애니메이션이기에, 줄거리를 장황하게 읊어 가면서 어떤 게 무엇을 상징하고, 뭐는 무슨 의미인지 스포일러 하는 것에 크게 의미를 못 느끼는 상황이라... 개인평 요약의 가장 앞 문단에서 서술한 정도만 간단하게 알고 들어가도, 이해에 아무런 문제가 없이 즐겁게 보고 나오실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정말이지 신선해 충격적이었던 다섯 감정의 여정, 그리고 특히 빙봉과의 만남과 이별이라는 너무나도 큰 임팩트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던 인사이드 아웃의 감동은 넘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재미나 메시지만큼은 전작 못지않게 묵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개인적으론 각종 미디어 오마주가 깨알같이 웃겨서 좋았습니다.
물론 내부 이야기의 템포를 맞추기 위해 외부 이야기가 너무 두서 없이 흘러 가고 있고, 특히 머릿속 감정들의 결정체인 인간 주인공 라일리의 상황이 공감하기 어렵다는 점, 전체적으로 새 감정들과 기존 5인방의 교감이나 충돌, 이해가 아니라 (거의 완전하게) 분리되어 나뉘면서 스크린 타임의 대부분 동안 아예 서로 다른 두 개의 병렬적인 스토리로 진행되는 점 등 여러모로 아쉬운 것들도 많기는 하지만요. 결국 "한 사람이 누구인지 결정하는 것"은 어떤 단일한 감정이나 상태가 아니라는 주제를 던지는 데는 성공하지 않았나 하고요. 특히 불안감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청소년, 그리고 현대인의 마음 상태를 (판타지 애니메이션임에도) 생각보다 굉장히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보니 영화를 보면서 공감으로 힐링이 되시는 분들도 꽤 되겠다 싶었네요. 또 '유독 심리 상담사를 많이 찾는 것 같은' 미국인의 행태라던가, 역시 내면과 관련한 젠더 이슈처럼 최근 십 수년간 미국 사회에서 이슈인 것들을 이해하기 힘들어 하거나, 종종 불쾌해 하셨던 분들이라면, 물론 그런 것들을 100%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이런 현상이나 논의의 배경이 되는 사회적 멘탈리티를 이해하고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되는 내용과 주제를 담고 있지 않나 해요.
P.S.
인사이드 아웃 2에는 두 개의 쿠키가 있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시작되자마자 먼저 나오는 하나가 있고, 끝의 끝에 나오는 나머지 하나가 더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