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오래간만에 조금 자극적인 글을 써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글 제목도 어그로 만땅으로 지었고요. 통칭 "수익형 블로그"에 관심이 있거나, 아예 하시고 계신 분들이라면 최소 몇 번은 검색을 돌려 봤을 만한 블로그 운영 후기 말이죠. 너무 진중하게 읽으시면 후회 막심하실 수 있으니, 가볍게 훑어본다는 생각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블로그 운영이라는 주제 자체를 따로 연재 마냥 다룰 생각도 없고, 그 정도의 고찰을 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개별 블로그마다 돌아보고 정리하기 좋을 만큼의 데이터가 쌓이는 속도, 말 그대로 시간 대비 속력과 방향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1개월 단위로 정리해야 한다, 분기/반기별로 정리하는 게 좋다 따위의 개념 자체도 없습니다.
그냥 지금 시점에서 정리하기 좋은 만큼의 정보가 생겼다는 판단이 섰고, 그래서 스스로 체크해 보고 싶은 마음에 한 번쯤은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쓰게 됐고요. 후술 하겠지만 제 블로그는 운이 좋은 독특한 케이스라, 저조한 조회수에 따른 극초반 절필은 면하긴 했습니다만, 지금 있는 구간과 비슷한 시점부터 방치된 블로그가 많은 것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를 일이죠. 개인 신변에 변동이 있어 글을 더 이상 쓰지 못하게 될 수도 있는 일이고요. 일단 어느 정도 기간을 들여 운영을 해 본 소감으로, 블로그에 글쓰기 하는 것이 제게는 꽤 좋은 취미라는 생각이 들기에, 꾸준히 글을 쓰면서 블로그가 더 잘 됐으면 싶은 작은 소망은 있습니다.
참고로 이번 글은 전형적인 수익형 블로그 운영에 대한 팁만을 다루는 게시물이 아닙니다. 저는 글 하나 쓰는 시간이 짧지도 않은 편이고요. 투자 시간당 수익률을 논할만한 주제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애초에 구체적인 광고 수익을 밝히는 것은 약관 위반이기도 하고요. (예상 수익이 궁금하시면 티스토리 수익 메뉴, 구글 애드센스 등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예상 수익 계산기를 활용해 보세요. 꽤 참고할 만합니다.) 대신 글을 쓰고 블로그를 운영하며 느낀 점만 적당히 짚고 넘어갈 겁니다. 그래서 그냥 특정 주제를 다루는 일개 블로그의 운영 일기라로 보시는 것이 낫겠습니다.
껍데기 신경 쓸 시간에 일단 글 자체에 집중하는 게 더 도움이 됩니다.
제가 주로 다루는 소재는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등 현대 디지털 문화 콘텐츠이고, 이외에는 무·유료 전시 리뷰나 맛집, 카페 등 일상 관련 글을 자주 올리고 있는데요. 흔히 수익형 블로그 방향성 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이들 강조하시는 것처럼 주제별 블로그로 따로 분리하지는 않았습니다. ① 말 그대로 나의 영역, 영토인 도메인이라는 것을 확장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단 하나의 블로그에 매일 글쓰기도 어려운 마당에 그것조차 분리한다는 건 자해에 가깝다는 판단이 들었고, ② 주력 주제를 보시면 알겠지만 결국 '문화생활'이라는 포괄적인 카테고리 하에 들어가기 때문에 필요성 자체를 느끼기 어려웠으며, ③ 애초에 몇몇 수익형 블로그 운영법이라고 해당 방식을 제안하시는 분들이 이야기하는 팁들(주제가 일관성이 있어야 "검색 순위가 높아진다", "다음 메인에 오른다" 등) 자체가 근거 부족으로 뇌피셜에 가까워 신뢰성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일관된 주제에 붙는 맞춤형 광고를 고려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애초에 저는 그러자고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게 100% 들어맞는 것도 아니어서 무시했고요. 넷플릭스 드라마 리뷰를 써도 금융 광고가 붙을 수 있고, 정작 주식 얘기로 도배를 해 놔도 "삼*전* 주식 얼른 파세요. 지금 느낌 쎄합니다"라던가, "이 3개의 한국 주식은 지금 꼭 사 두세요" 같은 광고나 붙을 겁니다.
물론 각 블로그가 처한 상황에 따라 정말 다르겠지만요. 제 공간을 3개월 간 운영해 오면서, 이들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도 많이 겪어 봐서 저는 사실상 불신 단계입니다. 위 3번만 생각해 봐도 블로그 세가 커지신 분들, 카카오에서 직접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스토리 크리에이터 칭호를 달아 주었거나, 직접 봐도 '이건 프로의 경지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글을 쓰는 블로거들을 봐도 커버리지가 넓으신 분들이 꽤 많고요. 말이 신빙성을 얻으려면 가설에 대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가설이 가설 상태에서 남으면 아무래도 믿기가 어렵죠. 파도 파도 반례만 나온다거나, 최악의 경우 가설의 가설의 가설 식으로 꼬리만 무는 이야기로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이는 사기꾼이라고 불러 달라고 애원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런 양파 같은 유튜버들, 자기 계발서 및 크몽 팔이들을 싫어합니다.
다만 팁으로 많이 돌아다니는 내용들 중 SEO 잘 지키기만큼은 적극적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정작 규격에 더 잘 맞는 글쓰기를 하는 곳은 SEO를 강조하는 수익형 블로그가 아닌, 이미 각자 카테고리 내에서 잘 나가고 있는 블로그들이었다는 건 함정이지만요. 사실 주제에 따라서는 SEO 글쓰기와는 거리가 먼 형태의 게시물로도 구글 등 검색 상위에 노출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예요. 그래서 그냥 규격에 잘 맞는 글들 중, 내 마음에 드는 방식의 깔끔한 글쓰기를 하는 분들을 참고하기만 해도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외 정확한 SEO 기준을 알 수 없으니까요. 돈 내고 사서 공부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얘깁니다. 주식에 빗대자면 FOMO(Fear Of Missing Out)를 이용하는 사기나 다름없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것은 불안할 수 있지만, 그건 강의를 파는 이들도 똑같습니다. 몇 천 원 ~ 만 얼마 수준의 가격이면 모르겠는데, 구글링으로도 쉽게 찾는 내용을 수십만 원에 구매하시는 것을 보면 아주 안타깝습니다. 내 블로그에 맞는 글쓰기 방법을 알고 싶으시면, 선정한 주제에서 이미 잘 나가고 있는 블로거의 검색 상위권 게시물, 인기글을 참고하여 직접 따라 써 보세요. "어디 어디에 h1 삽입하세요, 어디 어디에 사진 넣으세요" 식의 가이드 그대로 쓴 글은 누가 봐도 품질 자체가 아주 낮습니다.
1000자 이상 글 쓰기, 2000자 이상 장문의 글 쓰기 역시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애초에 진지하게 글을 쓰면 넘기지 않는 것이 어렵습니다. 하고 싶은 얘기만 골방 노인네처럼 이어놔도 마치 이번 글처럼 분량은 차고 넘쳐요.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무조건 저품질에 걸린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것도 공감이 힘들고요. 그런 논리면 조회수 조작을 하지 않는 이상 파워 블로거는 절대 탄생할 수 없는걸요. 아마 실제 저품질 분류에 걸린 블로그는 높은 확률로 실제 글 자체가 품질이 정말 낮을 겁니다. 겹치는 주제로 여러 개의 게시물을 스패밍 했거나, 실제로 알맹이가 없는 글이 많다거나(네이버 블로그에서 한참 이 문제가 심각했죠.), 너무 티가 나게 AI 생성 텍스트를 가져왔다거나 하는 식일 거고요. 이도 저도 아니면 가짜 뉴스 살포자일 확률도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과 각 포털에서 민감하게 생각하는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물론 억울하게 저품질에 잡히는 블로그도 실제로 존재하지만, 보통은 명확한 근거가 있다면 직접 항의해서 바로잡는 것이 가능하고요. (시간은 좀 걸린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저는 그래서 나름 중요한 정보라고 생각하는 내용이 있으면, 주력 주제가 아니더라도 구글링 등을 통해 배운 정보를, 내가 본다는 생각으로 알기 쉽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실 블로그의 검색 유입량 중, 이런 글들에서 도움을 꽤 많이 받아 오기도 했고요. 다른 블로그, 특히 티스토리와 워드프레스의 수익형 블로그에 걸리는 정보는 출처에서 아예 배제하고 있고, 그나마 블로그라면 주로 브런치를, 이외에는 뉴스 기사나 칼럼 등 인증된 매체의 내용을 인용해 오고 있으며, 근거로 쓰이거나 글감이 된 원문 정보를 링크로 같이 표기해 놓고 있고, 불펌은 절대 지양합니다. 참고로 출처를 이렇게 선별해 가며, 스스로도 이해한 내용만 다루는 불편한 글쓰기를 하면서 얻는 점은, 논리적이고 공신력 있는 정보 출처와 본인의 이해도 덕에 스팸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는, 찔리지 않는 글이 나온다는 겁니다. 게시물의 퀄리티와는 별도의 문제로, 글을 잘 쓴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고요. 구린 글을 쓰더라도, 적어도 그 결과물에 대해서는 할 말이 생긴다는 것이죠.
구체적이고 명확한 주제를 정하고, 트렌딩 하기만 기다리면 됩니다.
이렇게 저는 어지간한 훈수는 다 X무시하고 마음 가는 대로 글을 쓰고 있는데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래도 조회수가 나올 때는 나옵니다. 9주 차 기준으로 글 작성 중인 현재까지만으로도 방문이 19k가 넘었으니, 단순 계산으로 한 주에 2,100 이상, 일 단위로는 300명 단위의 방문자가 잡힙니다. 일 방문자가 만 명 단위인 블로거들에게야 우스운 수치겠지만, 제 기준에서는 제대로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고 두 달 조금 지난 사이에 이 정도의 성장세가 있었다는 사실에 나름의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게시물이 쌓여갈수록 전체 체류 시간이 늘어나며 유입 게시물 외 다른 글을 확인하시는 분들의 비율이 높아지기에 실제 조회수는 방문자보다 계속해서 더 늘어납니다.
서두에서 제 블로그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다음 포털 메인, 스토리 등 다양한 창구에 여러 게시물이 주기적으로 걸리면서 전체 유입량의 상당 부분을 견인해 줬기 때문인데요. 물론 검색 유입도 평범하게 발생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블로그 조회수 측면에서 다음 메인 노출은 의외의 치트키나 마찬가지입니다. 갑자기 하루에 몇 백에서 몇 천에 이르는 방문자가 단일 글을 통해서 생기기 때문에 영향력이 어마어마해서, 한 번 겪고 나면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고, 마치 어느 웹진의 에디터가 된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블로그의 구성, 게시물 자체의 내용에 국한되기 때문에, 나머지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나 다름없어요. 그래서 다음에서의 노출을 절대 당연한 이벤트로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반면 모든 수익형 블로그는 철저히 검색 유입량을 늘리면서 영향력 확장을 노리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죠. 절대 레퍼럴한 경로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이들이 키워드를 절대적으로 따지고, 글이 어그러지는 것을 감안하면서도 SEO에 목숨을 거는 이유인데요. 이런 관점에서 제 블로그는 기형적인 유입 구조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방문이 몰리는 날과, 반대로 한산한 날의 편차가 큽니다. 기존의 유입세가 계속 유지되지 않을 확률이 높고요. 때문에 사실 "일 방문이 n명이다"라고 콕 집어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저는 불로소득을 노리는 블로거가 되는 게 목표는 아니었기에,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 주신다는 결과는 같으니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크게 신경 안 썼습니다. 서두에 수익형 블로그만을 위한 팁이 되는 사례가 아니라고 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물론 저 역시 당연하게도 모든 글을 기본적으로 검색 노출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상정해 작성합니다. 다음 홈페이지 노출만을 노리고 글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죠. 사실 위 사례들과 같은 게시물들도 검색 유입이 없는 것은 아니고요. 다만 제가 주로 선택하는 주제의 특성상, 글감에 맞는 지극히 낮은 유입량이 있을 뿐입니다. 한 게시물에 매일 한 명의 방문자가 꾸준히 생긴다고 가정해도, 1년 간 365의 조회수뿐이 발생하지 않는데요. 실상은 높은 확률로 이보다 훨씬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광고 노출 수익은 말 그대로 천 번의 노출(RPM 등)을 기준점으로 책정되고, 광고 클릭도 (운에 많이 갈리지만) 대체로 노출 횟수가 많을수록 비례해 늘어나는 구조인데요. 때문에 수익형 블로그들은 거기에서 상정하는 게시물의 수량이 1,000개, 10,000개로 늘어난 미래를 바라봅니다. 그래서 1일 1 포스팅이 강조되면서 많은 글을 생산해 내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죠.
글쓰기라는 게 은근히 만만치 않기 때문에, 품질이 높은 게시물을 꾸준히 만들어 내는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직접 해 보니 대체로 짧은 글을 50개 이상 작성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는데, 포스팅 1,000회라니 아득하기만 합니다. 색인이 완료돼서 검색이 이루어진다 해도, 다른 쟁쟁한 언론사, 블로거, 커뮤니티들과 검색 노출 순위 경쟁을 해야만 합니다. 조회수로 결실이 맺히기까지는 굉장히 오랜 기간 보상도 거의 없는 상태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동기 자체가 생기기도 어렵고요. 그러니 복붙을 하거나, AI로 글을 생성하는 사례가 많고, 이는 저품질 낙인으로 이어집니다. 때문에 수익형 블로그를 목표로 하더라도 너무 맹목적으로 금전적 성과를 노리기보다는, 일단 글 쓰는 행위 자체에 맛을 들이고 취미 생활화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도 건강한 방향이 아닐까 해요.
어쨌거나 다시 다음 포털 노출되는 케이스로 돌아와 보자면, 뭉뚱그려서 이야기하긴 했지만, 사실 카카오에서 서비스되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티스토리의 게시물이 소개될 수 있는 구역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PC의 daum.net 과 모바일의 m.daum.net 이 가장 유입량이 높은 편이고, 뎁스가 더 있는 스토리 홈이라던가, tistory.com 자체 스토리 영역의 경우 노출이 되더라도 상대적으로 조회수가 낮기 때문에 많이 언급되지 않습니다. 블로거가 아닌 이상 굳이 들어가 볼 필요를 못 느끼는 공간이니까요. 그래서 다음 메인으로 한정해 보면, 티스토리 게시물은 대표로 다음 메인의 '스토리'에 걸릴 수 있고(PC/모바일 공통), 이외에는 주제에 따라 각종 홈 메뉴 화면에 소개(모바일) 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PC 쪽에 게시물이 실린다고 모바일 페이지에도 똑같이 노출된다는 보장이 없고,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예요.
다음에서 글이 보인다고 무조건 천 ~ 만 단위의 조회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조건에 따라 유입량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인데요. 우선 당연히 글감에 따라서 조회수가 다르겠죠. 동일한 메뉴에 걸리더라도, 따끈따끈하게 막 개봉하여, 당장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는 영화의 리뷰와 (2019년의 '어벤져스: 엔드 게임' 같은 사례를 생각해 보세요.) 아무도 모르는 태국 드라마를 소개하는 글의 조회수는 굳이 비교해 보지 않더라도 이미 결과가 눈에 선하실 겁니다. 24시간 내내, 혹은 며칠씩에 걸쳐 장기간 소개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딱 하루 중 그것도 일정 시간대에만 노출되는 경우도 있고요. 포털 이용자가 적은 새벽 시간대와, 피크 시간대인 점심/저녁 사이의 유입량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각 구역별 차이도 분명 존재하는데요. 모바일 다음 메인을 예시로 들면, '뉴스' 메뉴에서 스크롤을 내려야만 등장하는 스토리 영역에서 노출되는 것과, '연예' 메뉴 최상단에 노출되는 것은 조회수 차이가 꽤 크게 나타납니다. 스토리 쪽에선 다양한 게시물들이 순환됨에 따라 게시물이 잠깐씩 나왔다 안 나왔다를 반복하는 점까지 감안하셔야 하고요.
이렇듯 선별되어 소개되는 것 자체도 운에 의존해야 하지만, 일단 포털에 오른 뒤에도 각 게시물마다 조회수가 천태만상이죠. 그래서 연재를 하겠다고 카카오와 수의계약하는 것과 같이 새로운 경로를 개척하지 않는 이상, 포털 메인을 통해 꾸준히 많은 유입자를 획득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해요. 그래서 위에서 언급했듯이 많은 (수익형) 블로거들이 포털 노출을 아예 고려하지 않고, 퀄리티를 굉장히 타협해 글을 쓰는 경우가 많죠. 이런 글들이 브런치에서 볼 법한 진지한 포스팅과 같은 품격을 가지고 있을 리가 만무합니다. AI가 써 준 것 같은 게시물이 기다리고 있겠죠. 키워드 몰빵 덕에, 운이 좋다면 검색 결과에서 꽤 상단에 노출될 수는 있겠지만요. 근데 저는 수익성까지 따져도 사실 이런 타협하는 글쓰기에 동의하지 않는 편입니다.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단일 게시물의 일일 검색 유입량은 많지 않습니다. 트렌드에 맞춰서 쓴 글도, 어느 순간 사람들 사이에서 이슈가 잊히면 따라서 사라집니다. 검색 시장 경쟁도 치열하고요. 개인 블로그는 검색 노출 순위도 마찬가지로 운에 맡겨야 합니다. 오늘은 상단에 떴다고 쳐도, 당장 내일부터 새로 업데이트된 다른 글이 치고 올라와 아래로 밀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저 검색 엔진에서 점지해 주는 위치에 등장할 뿐이고, 그게 클릭으로 이어지리란 보장도 없고요. 게다가 미리 보기로 보통 한 문단 정도가 보이니, 글의 퀄리티가 낮아 보인다면 선택이 될 확률은 더 떨어질 겁니다. 블로그 자체에 저품질 딱지가 붙는 사태를 제외해도, 이런 위험 요소들은 키워드 나열만 하는 낮은 품질의 게시물 작성으로 검색 타깃에만 의존하는 것이 결코 안전하지 않은 이유가 됩니다.
하루에 1명씩 찾는 게시물이, 동일한 텐션으로 무려 10년이나 실적을 내줬다고 생각해 봅시다. (윤년을 제외하면) 누적 조회수는 여전히 3650회 정도 수준으로,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제 선정을 잘해서, 최소한의 퀄리티를 갖춘 글을 작성한 결과 다음 홈페이지에 소개가 되면 이 조회수를 하루 만에 달성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10년 동안 기다려야 하는 결과를, 단 24시간 안에 얻을 수 있는 겁니다.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고, 글에 따로 조건이 붙는 것도 아니고요. 이미 SEO를 지키고 있다면, 크게 신경 쓸 부분도 많지 않습니다. 가독성을 높이고, 이해에 도움이 되는 사진을 중간중간 잘 넣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냥 퀄리티를 아주 조금만 신경 쓰면 됩니다. 매크로 댓글을 돌려 가며 이웃 장사를 하고, 좋아요 구걸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블로그 플랫폼으로 티스토리를 선택했는데 다음 포털을 포기한다는 게 과연 현명한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게시물 주제를 확실히 정하고 나면, 무리하게 키워드를 끼워 맞추는 것보다 조금 더 유익하고, 더 재밌는 글을 쓰는 데 공을 더 많이 들입니다.
그렇다면 다음 포털 등 카카오 서비스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글이 소개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론 불가능합니다. 명확한 내용 자체를 그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구글 SEO, 검색 노출 순위 매기는 내부 기준 같은 것들과 똑같습니다. 여러 게시물이 올라가는 경험을 해 봤던 사람들 중심으로 추측만이 가능하고요. 단지 제 블로그에는 운 좋게 단기간에 크고 작은 유입이 몰렸고, 그래서 여러 노출 경로를 확인하며 각각 대상이 되는 게시물을 비교해 보는 게 가능했을 뿐이죠. 개인적으로 그렇게 내린 결론은, 다음 메인에 걸리는 글이나, 검색 타깃을 위해 공들여 쓰는 글이나 개인적인 노력 차원에서는 대동소이하다는 점이고, 양쪽 중 어느 하나를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서로 구분 없이 SEO를 잘 지키고, 적당한 글 길이를 유지하면서 나름의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는, 나쁘지 않은 퀄리티의 글을 쓰면 되고요. 낡은 게시물보다는 새로 쓴, 업데이트된 글이 당연히 유리합니다.
앞서 트렌드를 강조했는데, 아무래도 다음 메인에 걸리는 글들은 대체로 당장 사회적으로 핫한 주제를 가지고 있거나, 주기적 니즈가 발생하는 국밥과 같은 소재를 다룹니다. 어제 나온 영화의 따끈따끈한 리뷰가, 30년 전에 나온 영화의 감상평 대비 압도적인 비교 우위를 가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동네의 똑같은 중국집을 소개하더라도 짜장면을 7,000원에 팔던 5년 전을 기록한 글에 비하면 당장 저번 주에 9,000원에 먹고 온 리뷰가 선호될 확률이 넘사벽 수준으로 높습니다. 검색 유입을 노리는 게시물과 전혀 차이가 없죠. 물론 검색량이 많은 키워드가 있는 것처럼, 카카오 서비스들에서 선호되는 카테고리들 역시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맛집, 여행 관련 내용은 거의 1등급 주제나 다름없고요. 마찬가지로 새로 나온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역시 크게 선호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검색 유입이 적은 문화 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저로서는 다음 메인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죠.
정리하며...
결국 모든 내용을 종합하여 한 줄 요약하자면, 실험적으로 알게 되는 내용을 제외하곤 정해진 규칙도, 확실한 공식도 없으니, 그때그때 글감을 잘 선정해서 퀄리티가 나쁘지 않은 글을 꾸준히, 그리고 많이 작성하는 것 외에 왕도가 없다는 다소 허망한 결론을 전달드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도 블로그 운영은 초보자에 불과하기에, 놓친 정보가 분명히 있을 수 있고, 모든 주제의 글이 각각 어떻게 작성되어야 최적의 확률로 노출되는지는 마저 다 알지 못합니다. 운영 기간이 길지도 않은 만큼 데이터가 부족하기도 하고요. 사실 애널리틱스나 애드센스 보고서 등을 참조해도 적은 트래픽의 개인 웹사이트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많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일 방문자가 1,000명 ~ 10,000명 단위인 타인의 블로그에서도 딱히 도움이 되는 조언을 보았던 경험도 없지만요. 저는 그래서 당분간 블로그를 더 열심히 운영하면서 데이터를 더 축적시키고, GA4를 조금 더 상세하게 배워서 활용해 볼까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해당 주제로도 추가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네요. 물론 그때도 정해진 답은 못 내놓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이와 별도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절대 블로그를 만들면서 조언을 받는답시고 몇 만 원, 몇십 만원씩 사용하시지 마시라는 겁니다. 특히 워드프레스도 아닌 티스토리를 이용하는데 돈을 쓴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낭비예요. 직접 시행착오를 겪어 보고, 모르면 구글에서 검색해 보거나 커뮤니티에 질문 글을 올리는 것으로 이미 충분합니다. 이미 블로그에서 글을 생산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라는 귀중한 자산을 쓰고 있는데, 언제 관두게 될지도 모르는 블로그를 배워 보겠다고 사기꾼들에게 거금을 쾌척하느니, 차라리 그 돈으로 새로운 취미를 만들어서 잘 아는 내용의 게시물을 더 많이 쓰는 게 유리합니다. 개인적으론 수익형을 목표로 하시든, 취미로 운영을 하시든 간에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은 기본적으로 꾸준해야 하고, 또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돈 좀 벌겠다고 즐겁지도 않은 글쓰기를 오랜 기간 하면 몸과 마음만 병들어 갈 뿐입니다. 또 무조건 불로소득이 생긴다는 보장 자체가 아예 없기도 하고요. 사실 자기 최면이기도 합니다만, 잘 아는 주제로, 유익하고 재밌는 글을 차곡차곡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분명 목표로 하던 것들을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