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에 진한 아쉬움도 남아 있지만, 그래도 화법 꽤 쓸만했어요.
지난 내부 전쟁 시즌 1 리뷰 글 작성 이후 시간이 거의 두 달가량 지났는데요. 시간이 많이 남는 관계로 라이트 유저부터 하나 둘 떠나는 세기말까지 꾸준히 플레이하여 어느덧 시즌 1 마지막 주차에 이르렀습니다. 아마 여기서 더 점수가 오르진 않을 것 같아 기념으로 셀프 박제나 한 번 할까 해서 글이나 하나 더 써 볼까 했습니다. 블로그 글 작성하다 보면 생각보다 와우 검색어 유입이 적지도 않고, 화염 마법사 관련해서 정보가 많이 없다 보니 수박 겉핥기 수준으로라도 클래스 근황 공유나 될까 싶어서 작성하는 것도 있네요. 😂
신화는 여건이 안 돼서 그저 소소하게 국민 신화인 4/8, 90점대로 멈추게 됐고, 다만 이전 글 작성 직후부터 생각지 않게 쐐기돌 갱신을 몇 번 더 하게 되어서 생각지도 못한 점수대인 3,261점으로 마감하게 되었네요. 솔직히 말하면 현재 밸런스 한계로 쉬운 일도 아니었고, 쐐기 돌다 미터기 보고 있으면 가끔은 (특히 메타 클래스를 들고 와서 잘 치시는 분들이랑 갔을 때) 한숨 나오는데, 또 어쩔 땐 1인분 초과해서 딜이고 유틸이고 싹 다 귀신처럼 넣으면 또 그게 뿌듯한 맛이 있어서 계속하게 되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고 특히나 딜러 특성상, 나 혼자 잘한다고 쐐기에서 뭔가를 주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수사에게 마주 몰아 받는 고술급이 아니고서야...) 항상 도와주시는 탱커, 힐러, 그리고 주변 딜러들에게도 고마워하게 되는 마음도 생기더라고요. 같이 꾸준히 게임한 (구) 길드원 분들, 시즌 후반부에 글로벌에서 만나서 여러 게임 같이 한 귀인 분들, 앞에선 얘기 안 하지만 항상 감사합니다!
내부 전쟁 시즌 1에서, 특히 화법만 하는 제 입장에서 가장 아쉬웠던 건 시즌 중반 갑자기 들이닥친 대미지 너프였습니다. 나머지 모든 직업/특성으론 절대 따라갈 수 없는 딜이 가능한 고술이나, 탱/힐/딜 전방위로 압도적인 성능을 보이는 증강, 생존도 대미지도 모두 챙긴 냉죽, 이 외에도 쐐기 파티에서 보이지 않는 딜러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조드, 암살, 냉법 등을 모두 제치고 화염 마법사가 하향될 이유가 전혀 없었음에도... 단순히 '밸런스 팀에서 기대했던 성능 이상을 보여주었기에' 하향 조정된 느낌이 있어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 직전까지 화법은 뭐랄까, S나 AAA급은 아니지만 파일럿 차이에 따라 A ~ AA 수준의 평가는 충분히 받고도 남을 딜러였거든요. 결국 종합 점수는 시즌 후반 밸런스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굉장히 아쉬운 결정 아니었나 합니다. 시즌 2 밸런싱을 같이 하면서 미리 통으로 함께 조절해 놓고 이후를 바라본 것인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뒤로는 ptr 전까지 밸런스는 블리자드에서 손을 놔 버려서...
이렇게 이야기하면 사실 마냥 못 쓸 특성이었나 싶으시겠지만, 몇 가지 변수와 조건이 있었기에 저는 "화법도 시즌 1에 생각보단 꽤 쓸만 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일단 화염 특성이 11.0.5 ~ 11.0.7 구간에서 기대되는 대미지 값, 특히 단일 ~ 2 타깃 DPS가 많이 낮았던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요. 다만 네룹아르 궁전 레이드에서 나오는 장신구인 ① '첩보단장의 거미줄' 운용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대미지가 필요한 곳에서 확실하게 밀어줄 수 있기에, 일정 단수 이하까지는 넴드전이든 뭐든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던전과 단수 따라 스택 쌓이는 게 다르긴 합니다만, 보통 필요할 때 최소 15에서 20 스택 정도만 쿨기와 함께 소비해 줘도 미터기에 현저하게 티가 나는 수준이라 꼭 갖춰야 하는 아이템이었죠. 이렇게 BiS 아이템을 모두 갖췄을 때를 기준으로, 제가 봤을 때 이번 시즌 양심적인 화법 상한선은 쐐기 기준 +14 ~ +16 전후 정도인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꽤 높지 않은가요? 민폐 안 끼치고 시클 할 수 있는 단수로 상정한 거라, 아마 잘하는 메타 클래스들에게서 약간의 버스까지 받으면 올 16단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또한 ② 쐐기와 레이드 등 각종 PvE 인스턴스의 레벨 디자인 자체도 화법에게 나쁜 편이 아니었기에, 이런 점도 그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도록 해 주는 요소가 아니었나 해요. 광딜을 쳐야 하는 구간이 많았고, 다른 메타 딜러들에 비해 우수하다곤 하기 힘들지만 클리빙(cleaving; 속칭 "깔때기 딜") 성능도 메커니즘 상 나쁘지 않은 축에 속하다 보니, 단일은 구리지만 광딜을 잘 주워 담을 수 있는 숙련된 화염 마법사라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물론 고술, 냉죽, 조드 같은 클래스 숙련자들과 동일 선상에 서려는 건 과욕이지만요.) 이에 더해서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강점인 ③ 무빙에 상대적으로 강한 딜러이고, ④ 캐스터 치고 CC와 차단이 수월하면서, ⑤ 생존기 배분을 잘한다면 높은 생존율을 보인다는 점 등 DPS 외적인 실사용 측면에서는 화법도 좋은 점이 꽤 많았습니다. (근데 딜러가 딜을 잘해야지...)
시즌 2 ptr 서버에서 최상위에 안착한 화법! 다만 앞으로가 관건...
이제 시즌 2까지 정말 얼마 남지 않았죠. 만 일주일도 남지 않은 2월 27일 시작되고, 신규 레이드 및 쐐기는 그다음 와요일인 3월 6일부터 열릴 예정인데요. 시즌 초반 밸런스를 가늠할 수 있는 사전 테스트 서버에서는 화법의 성능이 대체로 아주 높게 평가받았습니다. 저도 ptr에서 4티어 맞추고 잠깐 허수아비 때리며 확인해 봤는데, DPS가 꽤 만족스럽더라고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시즌 1에서의 거의 유일한 단점이었던 딜량 문제가 해소된 상황이라 어떻게 보면 프로들, 스트리머들의 찬사는 당연한 결과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 쐐기에 돌아오는 격아 던전인 '작전명: 메카곤'의, 5초 쿨감 사효가 있는 "그 손목"이 돌아오는 것을 필두로, 보기만 해도 이건 법사에게, 화법에게 아주 잘 어울리겠다 싶은 다양한 장신구와 무기들 역시 존재해서 일정 스펙까지는 아이템 맞추는 것도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개인적으론 기대가 아주 컸는데 뭔가 보상받은 느낌이라 아주 즐겁습니다.
반면 생각보다 너무 고평가 받고 있어서 불안한 마음도 지울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인데요. 당장 현 시즌 잘 나갔던 고술은 바로 어제까지 ptr에서 너프가 이어지면서 점점 추락하고 있고, 멀리 갈 것도 없이 화법부터 사실 강하지도 않은 주제에 잠깐 상향됐다 시즌 중반에 바로 하향되었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시즌 초반에 좋은 클래스가 되는 건 장기적 관점에선 오히려 너프 1순위로 찍히게 되는 지름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차피 레이드가 열리고 신화 명전을 노리는 상황이 아니라면, 쐐기 점수를 포함해 대부분의 경쟁은 시즌 중 ~ 후반부 밸런스에 의해 좌지우지되기에... 화법이 지금과 같은 좋은 분위기를 쩜오, 쩜칠 패치 때까지 유지해 갈 수 있을지 개인적으론 설렘 반 불안 반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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