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는 선방한 내부 전쟁 첫 시즌
현생 때문에 개별 시즌을 초기부터 끝물까지 완주하는 경우가 드물어서 리뷰 하기 까다롭다고 느껴 왔는데요. 와우를 접었다 폈다 하면서 여러 해 꾸준히 플레이해 왔습니다만, 확장팩도 아니고 개별 시즌을 온전하게 recap 하는 건 내부 전쟁 시즌 1이 거의 처음 아닐까... 하네요. 관점을 달리해 바꿔 말해 본다면, 개인적으론 이번 시즌은 중간에 이탈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 할 만큼 괜찮은 구성이지 않았나 합니다. 아쉬운 점, 불만 포인트가 없었냐? 하면 그건 아니고요. 다만 역대 와우 확장팩들의 첫 시즌을 생각해 보고, 그게 아니더라도 와우를 접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특히 국산) 경쟁작들의 수준과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선방하고도 남았다, 라고 감히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참고로 저는 현재 비 메타 DPS와 2순위, 3순위 수준의 힐, 탱 캐릭터를 부차적으로 같이 플레이하고 있고, 본캐로 +3000 정도를, 신화 레이드 4+@ 정도 진행 중이라, 적당히 신경 써서 하는 유저 중에선 그럭저럭 평범한 위치에 있지 않나 자평합니다.
여전히 아쉬운 직업 밸런스,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아쉬운 점이 더욱 두드러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쐐기 기준 악탱, 회드에 화증암 일색이었던 용군단 시즌 3, 4와 달리 내부 전쟁 첫 시즌은 현재 보기와 수사를 필두로 딜술사, 증강, 냉죽 위주로 기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암살 도적, (냉기) 마법사, 조화 드루이드 등이 변칙적으로 함께 쓰이니까 용군단 말보단 나은 것 아니냐고 하신다면 그렇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간에 여전히 아쉬운 밸런스인 것은 자명하죠. 물론 이 구도가 시즌 내내 유지된 것도 아니고, 유저들 스펙이 좋지 않았던 데다 여러 번의 밸런스 패치 전이었던 초반 구간에는 직업 선호도가 달랐던 기간도 꽤 길게, 분명히 있었습니다. (제가 부캐로 전탱, 복술을 돌리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 본질적으론 확장팩이, 업데이트가 적용될 때마다 밸런스가 완전히 뒤엎어지는 과정에서 공평하게 수정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테이블이 돌아가는 수준으로 희비가 교차된 수준이라... 왜 이 정도로밖에 수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지속적으로 느끼고 있네요. 현재로서는 이미 시즌 1의 직업 밸런스 패치는 종결된 상황인지라, 시즌 2에서의 대규모 업데이트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시점입니다만, 그간의 내역으로 미루어 볼 땐 아마 "황금 밸런스"처럼 큰 기대를 하긴 힘들 거고요. 아마 저뿐이 아니고 대부분은 '내가 하는 직업이 좋아졌으면 좋겠다' 하는 염원이 크지 않을까 하네요.
망가진 직업 밸런스는 쐐기 던전뿐만 아니라 핵심 콘텐츠인 레이드에도 영향이 컸습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애초에 진입 장벽이 꽤 높은 콘텐츠인 데다, 시즌 1의 전반적인 전투 콘텐츠가 용군단 후기와 비교해 굉장히 어려웠기 때문에 뉴비나 초보자에겐 굉장히 혹독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에 직업 간 언밸런스는 비 메타 직업들을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을 시즌 초·중반에 진입하기 더욱 어렵게 만들면서 이탈을 유발하는 부정적 시너지 효과를 냈습니다. 원체 워낙 오래된 게임이고 신규 유입이 많지 않다 보니 유저 수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데, 게임 이해도가 높고 실제로 잘하는 유저들을 제외하고는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일반 ~ 영웅 난이도 공격대부터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경우가 점점 적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상황인데요. 유명 스트리머나 길드에서, 아니면 블리자드 코리아 자체적으로 뉴비를 위해 이벤트성으로 초행 학원 파티를 꾸리는 것도 비슷한 관점에서 진행이 되는 것 같고요. 물론 태평양에 물 한 방울 떨어지는 수준인지라 터닝 포인트가 되지는 못 하고 있어서 앞으로 막공 씬이 어떻게 돌아갈지 조금은 염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부담 없고 즐거운 메타게임으로 낮춰 보는 진입 장벽
그래도 내부 전쟁 첫 시즌이 여차여차 안정적으로(?) 잘 돌아간 것은 용군단 때부터 대대적으로 이어진 각종 접근성, 편의성 개선 덕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의 변경점들과 함께 내부 전쟁에서는 '구렁'(Delves)이라는 라이트한 인스턴스 던전 콘텐츠를 새로 내놓았는데요. 이를 통해 클리어/금고 보상으로 챔피언과 영웅급 장비를 더욱 쉽게 파밍 할 수 있게 되면서 만렙 캐릭터 성장이 굉장히 쉬워진 점이 대표적이라 하겠습니다. 구렁 자체도 기존의 악명 높았던 서브 콘텐츠들(예컨대 어둠땅의 '토르가스트'라던가...)에 비해 캐주얼하면서도 스토리 배리에이션이 꽤 되는 편이었고, 무엇보다 장비 획득이 가능해 RPG적 측면에서 꽤 즐겁게 즐길 수 있었죠. 그 덕에 현재 리테일 버전이 아마 뉴비나 복귀자가 전투 콘텐츠에 적응하고 성장하기는 역대급으로 쉬워진 와우의 모습이 아닐까 하네요.
고블린 지하 도시가 주 무대인 시즌 2는 과연...
용군단을 지나면서 내부 전쟁까지 오는 과정 속에서 느낀 바로는, 이제 확실히 미래 스토리와 퀘스트라인, 콘텐츠는 크게 불안하게 느끼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개발 기조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고, 유저들의 니즈에 딱 맞춘 결정이었기에 이용자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 플러스가 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직업 간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이 아킬레스 건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함께 듭니다. 개발팀 내부에서 여러 직업/특성 사이의 관계성을 섬세하게 읽고자 노력하고 있겠지만, 동시에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이에 대해 대책을 세우기 어려워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어서... 과연 시즌 2를 유저들이 어떤 모습으로 마주하게 될지, 불안 반 기대 반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시점 아닐까 하네요.
참고로 다음 시즌은 이미 레이드의 마지막 보스까지 포함해 대부분 콘텐츠가 공개가 된 상황으로, 세세하게 폴리싱하는 과정에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마일스톤 상 기대되는 출시 시점은 25년 2월 ~ 3월 중으로, 아직 2개월 가량 남은 상황인데요. 이번 시즌은 "내부" 전쟁이란 콘셉트에 걸맞게 계속 지하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어서, 솔직히 플레이 할 때 시야각만 본다면 답답한 느낌을 좀 받습니다만, 각 지역을 최대한 섬세하게 잘 꾸며둔 점이라던가, 여러 콘텐츠들이 꽤나 즐거워서 개인적으론 크게 문제 삼을 수준은 아니었네요. (적어도 용군단 시즌 2보단 훨씬 나았습니다. 😅)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지역 전용의 고속 지상 탈것이 '용 조련술' 수준의 편의성 개선과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인지, 쐐기 던전 구성과 레이드도 마찬가지로 적당한 난이도를 토대로 즐거운 서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는 꽤 진지하게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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