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은, 와우 "디스커버리" 시즌(Season of Discovery)이 클래식 서버 서비스의 일환으로, 사실상 클래식 시즌 2로 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얼마 전 있었던 2023 블리즈컨에서 발표된 내용이죠. 저는 이번 블리즈컨에 실망을 많이 해서 내용을 대수롭지 않게 취급한 경향이 있는데, 와우 포함 워크래프트 세계관 위주의 발표 내용이 많았던 만큼 그나마 이쪽에서 공개한 정보들이 조금이나마 실했던 느낌이 있어요. 디스커버리 시즌도 그 중심에 있는 것들 중 하나이고요.
참고로 저는 2018 블리즈컨 입장권 구매자 특전으로 열렸던 얼리 액세스 개념의 첫 클래식 서버 테스트에서 너무나도 구수했던(?) 그 옛날 와우의 게임 경험에 충격을 받고, 이후 한 번도 클래식 서버를 건드려 본 적이 없습니다. 마스터리 서버도 마찬가지고요, 하드코어 서버는 말할 것도 없겠죠. 편의성은 0에 수렴하고, 레벨업은 너무나도 느렸기 때문에 '그냥 본 서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손도 대지 않았어요. 지금은 개선이 많이 된 편으로 확인이 되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낡은 느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디스커버리 시즌은 마음 단단히 먹고 도전해 보려고 해요.
이정도면 클래식 서버도 할만 하겠는데? 와우 디스커버리 시즌!
그렇다면 과연 이번 시즌이 도대체 왜 기대되는지 간략하게 설명 드리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네요. 참고로 디스커버리 시즌은 한국 시간 12월 1일(금) 오전 8시 시작될 예정입니다.
1. 획기적인 변화가 될 룬 각인술
사실 디스커버리 시즌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룬 각인술(Rune Engraving)을 통해 각 클래스의 장점은 증폭시키고, 때로는 전혀 다른 선택지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나게 매력적입니다. '치유 마법사'나 '탱커 흑마법사', '탱커 도적' 같은 것을 볼 수 있다니, 기존 와우에서는 거의 예능* 취급당하는 일인데요. (*인던 등에서 위기 상황에 실제 있는 일이긴 합니다.) 물론 "실제로 적용해 놓고 보니 너무 구려서 다들 기성 역할군만 하더라", "그냥 재미있는 하나의 시도였다" 정도로 남을 수도 있지만, 저는 너무너무 궁금해서 한번 직접 체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마 저 같은 분이 꽤 되실 것 같아요.
2. 25레벨 상한으로 시작하는, 부담이 적은 새 시즌
이미 마스터리 시즌을 통해 클래식 서비스 쪽에도 정말 다양한 개선들이 이루어졌는데요. 공개된 정보로 보았을 땐, 디스커버리 시즌 역시 이와 같은 특징들을 전부 인계해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면 경험치/골드 수급량 증가라던가, 아이템 드랍률 조정 같은 변화로 캐릭터 육성이 정말 편할 거고, 역시 각종 편의성 개선 내용도 적용되어 (리테일 서버만은 못하겠지만) 클래식 시대 서버에 비해서는 아주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시즌제를 운영하면서 쌓인 노하우 덕인 것인지, 디스커버리 시즌의 경우 콘텐츠를 더 질서 있게 순차적으로 해금시키며 운영하기로 공약했는데요. 1단계의 최고 난이도 콘텐츠는 검은 심연 나락으로, 3일 귀속 기간을 가지는 10인 공격대인데다, 심지어 제한된 25 레벨로 도전하게 됩니다. 레벨링 부담 자체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었는데요. 서두에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레벨 업과 캐릭터 육성 부담이 너무 큰 점이 클래식 서버 특유의 나쁜 첫인상에 지대한 영향을 (심지어 기존 와우 팬덤에도!) 주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런 개선은 정말 두 팔 벌려 환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3. 와우의 근본, 진영별 PvP로 돌아가는 서버
클래식 시대 서버와 마스터리 시즌에서 PvP는 그다지 무게감이 없는 콘텐츠입니다. 이는 전쟁 모드 ON/OFF 옵션 제공, PvP 대비 더욱 쉽게 얻을 수 있는 대량의 PvE 보상의 적용 등으로 리테일 서버에서 추구하던 방향성과 일치하는 내용이기도 한데요. 디스커버리 서버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내용의 행보를 보일 예정입니다. 전쟁 서버에서 서버 내 진영 간 균형을 임의로 맞출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할 것이라는 안내가 있었고요. 이용자가 많은 북미 한정이긴 하지만, 롤 플레잉 PvP 서버를 운영할 것이라는 예고도 있었던 만큼, 근 몇 년간 찾기 어려웠던 전쟁 서버 중심의 운영을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투기장 하드코어 플레이어였던 분들이나, 저처럼 대규모 전장에서 큰 재미를 느꼈던 분들께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식이 아닐까 해요. 명예/정복 점수를 모아 PvP 장비를 구매하고, 남는 돈으로 흔하지 않은 전용 탈것을 타고 다니는 것도 성취감이 대단했거든요. PvP 콘텐츠들이 온전히 돌아갈 수 있을 만큼의 유저가 모여 유지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와우헤드 클래식을 확인해 보세요.
와우 게이머들에게 와우헤드는, (거의) 스택 오버플로가 프로그래머들에게 가지는 정도의 위상과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해요. 중요한 정보는 대부분 다 제공하고 있고, 특히 정식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뒤론 유익한 정보를 한글 아티클로도 찾아볼 수 있어 무척이나 유용하죠. 물론 클래식 출시 이후엔 관련 정보도 빼 놓지 않고 제공하고 있고요. 와우 디스커버리 관련해 상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도움이 될 만한 링크를 몇 가지 남기며 이번 글을 마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