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쏟아지는 세일 기간
돈을 쓰고 쇼핑을 할 때도 개개인의 성격을 어느 정도는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욜로"(YOLO)를 외치며, 당장 원하는 상품, 서비스는 일단 장바구니에 옮기시는 분들도 있고요. 요즘은 꽤 많죠. 반면 사고 싶은 걸 여러 가지 찜해 놨다가 미래 생각을 하며 결국 비워버리는 분, 특히 몇 % 나 할인되는지 까다롭게 확인하며 구매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겁니다. 사실 제가 그런데요. 그래서 저는 사고 싶은 게 있으면 바로 구매하기보다는 가격이 떨어지고, 세일 상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에요.
미국 중심의 상권에서는 연말연시에 대대적인 세일을 하는 경향이 있죠. 10월 핼러윈, 11월 추수감사절, 12월 크리스마스와 1월 신년맞이라는 4연타 기간 동안 크고 작은 할인 행사를 합니다. 국내의 경우에도 오픈 마켓 등지에서 이런 세일 기간을 그대로 따라가는 경향이 있고요. 저 역시도 (미국 기준) 가장 큰 할인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Q. 온라인 할인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 과연 얼마나 깎아줄까?
궁금한 내용 해소를 위해 각종 데이터를 구글링 하다 보면, 가끔 스태티스타(Statista)에서 내용 확인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회원 가입을 해 뒀는데요. 비용이 없는 베이직 솔루션만 이용해도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서 아주 유용합니다. 아주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데이터를 심도 있게 다루고, 또 꽤나 통찰력 있는 분석까지 곁들여 주기 때문에, 대학생이나 직장인, 사업자에게 굉장히 추천드립니다. 가입하면서 메일링 서비스를 수락해서 함께 받고 있는데, 시사적이고 때론 재미있는 정보를 정리해서 많이 보내 주고 있습니다. 언론 중립성이 의문스럽고, 저질스러운 기사, 가짜 뉴스가 쏟아지는 오늘날,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입니다.
11월 23일 자로 추수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이해 스태티스타에서 보내 준 리포트의 제목은 "Are Holiday Season Discounts Worth It?"입니다. 러프하게 직역하자면 '연휴 시즌 할인은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정도가 되겠네요.
Infographic: Are Holiday Season Discounts Worth It?
This chart shows the average price change in different product categories compared to Oct. 1, 2023 prices in the U.S. (in percent).
www.statista.com
A. 영국 'Which?' 曰, "단 2% 상품만이 2022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최저가 기록!"
꽤 충격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죠. 물론 실제로 미 Adobe에 따르면 당장 11월 현재도 전자 제품이나 의류, 장난감 등의 아이템을 보통 21% ~ 24% 정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최대 25% ~ 35% 정도까지도 할인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해진 세일 기간에 구매를 하는 것이 이득인 것은 맞습니다. 또한, 프리 시즌 판매의 가격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거나 본 게임인 실제 할인 기간의 할인율이 더 높기 때문에, 급한 물건이 아니라면 인내심을 가지고 구매하는 게 조금 더 유리할 거고요. 미국 데이터지만, 한국이라고 크게 다를 이유가 없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내용은 영국 Which? 의 연구 결과인데요. 영국 22년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광고된 208종의 아이템을 타깃으로, 해당 연간 할인율을 분석하였으나, 블프 기간 전체의 2% 만이 1년 중 가장 낮은 가격대를 제시하였다는 게 골자입니다. 물론 위의 Adobe와 Wallethub의 보고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할인 기간에 사는 것이 금전적으로는 득이 될 확률은 굉장히 높습니다만, 절대 최저가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최저가 구매를 희망한다면, 온라인 가격 비교 사이트를 활용하자.
물론 모든 상품을 최저가에 구매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특히 개당 단가가 낮은 아이템을 1원, 10원 단위로 아껴 보자고 사용하는 시간적, 정신적 수고가 배로 들 겁니다. 당장 너무나도 목이 마르고, 앞에 편의점이나 자판기가 있는데 음료를 사 먹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때문에 가격 비교는 개당 단가가 높은 제품이나, 벌크 등 다량으로 묶음 구매하는 상품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링크의 리포트에서도 결국 '좋은 내용의 거래를 위해서는 온라인 가격 추적 도구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어요. 가격을 비교해 주는 서비스라면, 또 한국이 둘째가라면 서럽죠.
특히 저는 거의 항상 전자 제품이나 PC 부품, 주변 기기 등 작지만 개별 단가가 높은 상품을 구매할 때 다나와 참조를 시작으로 합니다. 다나와는 2000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꽤 잔뼈가 굵은 가격 비교 서비스입니다. 일부 논란이 되는 사건 사고가 있긴 했지만, 이를 계기로 시정도 많이 되었고, 무엇보다 '싯가'로 무장하던 용산 전자 상가를 저격해 온 아이덴티티 그대로 특히 전자 제품은 가격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나중에 이곳저곳 클릭해 추가 조사해 보면 알 수 있지만, 적어도 열에 여덟 번은 다나와에 올라온 아이템이 전체 최저가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선 검색 옵션이 굉장히 다양해, 제품별 비교도 간편하고요. 단일 플랫폼에 한정되지 않은 포괄적 가격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전체적인 가격대를 확인하기가 좋습니다. 희망 제품을 단일 종으로 확정했다면, 판매처 비교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깔끔하게 정리해 주고요. 다나와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최저가 추이도 1개월 ~ 12개월치를 비교할 수 있도록 상세하게 제공하고, 배송비와 구매처별 제휴 카드사 할인까지 체크 박스만 사용하면 알아서 계산해 주고 있어 간편합니다.
물론 다나와가 무적인 것은 아닙니다. 실시간으로 추가되는 상품을 캐치하지 못할 때도 있고, 쿠폰 등 일부 상세 할인 조건을 놓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그래서 가끔 개별 쇼핑 플랫폼에서 조금씩 더 저렴한 아이템을 동시에 찾게 될 때가 있어요. 저는 그래서 PC로 다나와를 켜 놓고, 스마트폰으로는 주로 쓰는 오픈 마켓 앱들을 같이 확인하는 편입니다. 참고로 다나와에 노출되는 상품들의 링크를 타고 가서 구매할 경우, 할인율은 해당 경로에서만 유효한 경우가 종종 있고요. 일단 확인해서 장바구니에 넣거나 찜 해두고, 이후 앱 전용 쿠폰 등을 활용하려고 해도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이 점은 인지하셔야겠습니다.
전자류는 그렇다고 치고, 생필품이나 의류 등 다른 상품들은 어떨까요? 특히 비슷한 퀄리티의 제품이 난무하거나, 낱개 상품은 동일하나 묶음 구성이 가변적인 카테고리의 경우, 가격 비교가 굉장히 어렵죠. 이런 상황에서는 저는 네이버쇼핑을 추천드려요.
유명한 제품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는 듣기 어렵지만 온라인 판매가 활발한 제조사의 상품들까지 포괄적으로 가격 비교를 해 주고 있고요. 즉석밥처럼 묶음 단위가 각양각색인 아이템이나 무게 단위로 구분되는 냉동식품 같은 경우에도, 1개 ~ n개당, 그램 ~ 킬로그램당 가격을 계산해 주어 더 알뜰한 옵션을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네이버쇼핑 입점 업체만 나오거나, 네이버페이가 되는 곳만 안내하는 것도 아니고, 홈쇼핑/백화점/아울렛 몰부터 오픈 마켓까지 굉장히 다양한 판매처를 함께 비교해 줍니다. 저는 다나와에서 검색해 봤던 아이템들도 네이버쇼핑에서 한 번쯤 같이 확인해 주는 편이에요.
실구매력에 맞는 현명한 소비는 필수입니다.
가계 부채 비율은 계속해서 최고점을 갱신하고 있고, 다행히 미국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산등성이는 넘은 상황이긴 하지만 여전히 높은 인플레를 실감하고 있는 2023년 연말입니다. 특히 취약 계층과 서민들에게 매서운 겨울이 아닐까 하는데요. 청년 1인 가구인 제게도 높은 물가는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출 항목을 줄였는데, 가격이 올라 전체 비용은 같아지는 흑마법과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대기업과 부자들에게는 알랑방귀 절세가 이어지고, 상품들의 실제 퀄리티와 중량은 도둑놈마냥 몰래 몰래 줄어들고 있는 최근인데요. 불필요한 지출과 빚은 줄이고, 현명한 소비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번 글에서 다룬 팁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우리, 다 같이 잘 버텨내 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