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평 요약 : 7/10, 추천!
전직 야쿠자가 가정 주부가 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코미디 일상물. 특별할 것 없는 일반적인 소재를,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배경을 살려서 우스꽝스럽게 표현해 내는 것이 주요 웃음 포인트.
평범하지 않은 야쿠자, 평범하지 않은 주부가 되다.
동명의 만화 시리즈를 애니메이션화한 작품으로, 뒷골목에서는 "불사신"이라 불리는 전직 야쿠자 타츠가, 위기에서 자신을 거두어 준 아내 미쿠와 살아가며 손을 씻고 전업주부가 되면서 일어나는 평범한(?) 일들을 그려낸 일상물이에요. 넷플릭스 기준 한 에피소드 당 6화 정도 분량의, 굉장히 짧은 호흡의 애니메이션으로, 각 화를 관통하는 (꽤 일상적인) 소재마다, 독특하다 못해 비범한 개그를 선보입니다. 주인공 타츠가, 뭘 해도 살기가 느껴지는 듯한 진지한 태도로,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주부 극의 경지에 달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실소가 절로 나옵니다. 물론 다른 캐릭터들도 다 재밌어요. 코미디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대환영이었습니다.
취향이 갈리는 편이니 주의하세요.
공개 직후의 콘텐츠가 아니라면, 보통 리뷰를 쓰기 전, 커뮤니티 등지에서 다른 사람들의 감상평을 전반적으로 훑어보는 편인데요. 한국어 검색 결과로는 유독 불만이 많이 포착됐는데, 제 입장에선 동의하기 힘든 점들이 많았습니다. 개인 감상을 사실인 것처럼 쓰는 경우가 많아 간혹 좀 불쾌하긴 했네요. 정규교육과정에서도 가르치지만, 어느 매체든 개인이 무게감을 가지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바보나 다름없습니다. 인터넷으로 (대부분 무가치한) 정보의 홍수 상태인 현시점에는 특히나요. 다만 취향이라는 것은 개인 감정선의 영역이기에, 충분히 참고해도 무리는 없겠죠.
먼저 주인공과 등장인물이 야쿠자이기에 "야쿠자 미화다"라는 의견은... 돈도 없고 조직도 붕괴해 마트 알바, 크레페 장사나 하고, 아직까지 조직 폭력배로 남은 "형님"도, 귀여운 강아지 앞에서 배나 까 뒤집는 식으로 희화화해 표현하는 콘텐츠에다 주홍 글씨처럼 평가하기엔 무리수라는 생각이 들고요. 솔직히 친구, 달콤한 인생, 신세계, 타짜 같이 진짜 조폭 미화 작품이 판치는 콘텐츠 업계를 가진 한국에서 지적하긴 좀 어려울 것 같다 싶기도 하네요. 이 중 하나라도 즐겼다면 위선 아니겠습니까? 이런 지적하시는 분들은 아마 대부 시리즈도 못 보시겠다 싶어서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저도 일진, 깡패, 조폭 미화하는 콘텐츠 안 좋아해서 한국 누아르 잘 안 보는데, 이 정도만 돼도 볼만하거든요. 좀 민감하다 싶어요.
그리고 원작의 영향으로 스틸컷 연출이 많습니다. "제작비 아끼려고 이런 것 아니냐?"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이런 연출이 취향이 아니라면 아마 싫어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매 장면마다 강조하는 내용(무언가의 멋진 결과물이라던가, 황당하고 코믹한 광경이라던가)이 선명히 각인되도록 하는 연출이어서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봤습니다. CV 열연 덕에 딱히 불편하다고 느껴지지도 않았고요. 적어도 생동감은 있지만 작화가 떨어지는 몇몇 작품들보다는 낫다는 평가입니다. 판타지 배틀물도 아니고, 굳이 그런 부담을 안고 가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소재와 내용이기도 하고요. 시각적인 콘텐츠라면 굳이 정적인 만화책 읽는 것보단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훨씬 더 선호하는 입장에서도, 딱히 불편하다고 느끼는 점이 없어 공감하지 못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애니를 오래 봐 오신, 연배가 꽤 있는 분들이 특히 애니메이션 콘텐츠에 가지고 계신 일정 기준선이 있는 것 같은데,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이러쿵저러쿵하는 사람은 있어도 전체 평점은 좋아요.
이외에도 의견들이 있지만, 어쨌거나 관객 평가는 대체로 좋은 편입니다. 국내 오타쿠 OTT 서비스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라프텔*에서도 5점 만점에 4.4점을 받고 있고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서비스 중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모양입니다.) IMDb에서도 7.3점을 기록하고 있고요. 애니메이션 시즌 3를 기다리는 이들도 꽤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속사포처럼 빠른 전개의, 허를 찌르는 황당한 코미디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넷플릭스의 극주부도 애니메이션 한 번쯤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