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평 요약 : 7/10, 추천!
학생수 감소로 통합 국면을 맞이한 앙숙, 미시마 고교(동고)와 성 미시마 여학원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그린 따뜻한 청춘 드라마. 풋풋하고 골 때리는 설정의 (로맨틱) 코미디, 점차 드러나는 반전의 스토리가 매력 포인트.
낯설지만 새로운 드라마, "미안해 청춘!"
얼마 전 넷플릭스 알고리즘으로 추천받아 보게 된 일본 드라마입니다. 2014년 일본 TBS에서 방영한 일요 드라마로, 거의 10년이 다 된 작품이에요. 자막이 달린 채 한국 넷플릭스에 올라온 지도 몇 년은 된 것 같습니다. 입소문은 그다지 타지 못 한 것 같네요. 저도 보기 전까진 있는 줄도 몰랐고요. 일본 TV 프로그램들이 주는 신선함도 있고, 타이틀에서부터 풍기는 풋풋한 느낌에 기분 환기나 할 겸 보기 시작했는데, 정답이었습니다. 꽤 재밌게 봤어요.
학생들의 청춘, 선생님의 청춘, 모두의 청춘
심각한 재정난으로 폐교 위기를 겪는 성 미시마 여학교,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선택지는 이웃 남고인 코마가타 대학 부속 미시마 고교와의 합병인데요. 근교에서 "서고"로 불리는, 우등생이 많은 슨즈 서고등학교에 비해, 말썽꾸러기 천지에 학력 수준도 낮은 "동고" 미시마 고교와 합쳐질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교내에서부터 격한 반발이 일어납니다. 면전에서조차 대놓고 무시당하는 것으로 자존심에 타격을 입은 미시마 고교 관계자들 역시 통합에 극구 반대하고요.
이런 와중, 동고 출신으로, 학교에 돌아와 재직 중인 국어(일본어) 선생님 하라 하이스케가 전면적 통합 이전 실험반을 통해 실제 확인 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그 결과 동고의 하라 선생 담당 반, 성 미시마의 너무나도 당찬 하치야 리사 선생의 반이 서로 소속 학생을 교환하여 남녀공학반을 시범 운영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이 겪는 좌충우돌 다양한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것이 미안해 청춘! 의 핵심 내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왜 청춘에 미안할까, 직접 확인해 보세요.
미안해 청춘! 을 구체적으로 리뷰하기가 생각보다 까다롭네요. 먼저 알고 시청을 시작하면 재미가 반감되는 설정이 많기 때문인데요. 딱히 이해가 어려운 복잡한 내용의 드라마는 아니라서, 1화 한 편 보시고 마음에 들면 계속 이어서 시청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요 드라마답게 10화 단일 편성으로 구성되어 부담이 없어, 저는 쉬는 날 이틀 동안 순식간에 몰아서 다 봤던 것 같아요.
대신 전반적인 분위기나 특징을 짚어 보자면요, 역시 제목과 소재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고등학교 배경의 풋풋한 청춘 드라마의 색채가 강합니다. 딱히 기가 빨린다는 느낌의 발랄함 보다는, 등장인물 각자의 개성이 도드라지는 가운데 일어나는 다양한 해프닝을 어떻게 풀어 가는지 보여주는 관찰 일기 같은 느낌이에요.
황당하고 실없는 코미디 요소도 있고, 나름(?) 로맨틱한 러브 라인도 있고, 감동 포인트도 적재적소에 잘 심어져 있습니다. 일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특유의 '교훈적인 내용 욱여넣기' 정도도 심하지 않아서 좋았고요. 주인공부터 선생님들인데, 사실 훈화보다도 행동이 앞서는 경향이 큰 캐릭터들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당돌하면서도 여린 부분도 있고, 의외로 허당끼도 있는 다면적인 캐릭터라 그런지, 특히 리사 선생님은 다음엔 어디로 튈까, 보는 재미가 아주 좋습니다. 색다른 일본 학원물 드라마, 학생뿐만 아니라 어른들, 선생님 시점의 서사를 가진 고교 드라마를 찾으신다면 미안해 청춘! 추천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