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평 요약 : 4/10, 그냥저냥 킬링 타임용
어느 날 들이닥친 족제비 남매에게 전설의 유물을 지키지 못해 '용의 전사' 호칭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포'가, 족제비들을 뒤쫓아 온 영국 출신 방랑 "기사" '블레이드'와 함께 세상을 지키기 위해 떠나는 모험을 담은 스핀오프 TV 애니메이션. 스토리 개연성이나, 그래픽 수준 등 퀄리티가 너무 부족해서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
IP 값도 제대로 못 하는 날림작... '용의 기사'
2022년부터 총 세 개 시즌, 42화에 달하는 분량으로 소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인 '쿵푸팬더: 용의 기사',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덩칫값 못 하는 졸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드림웍스를 좋아해서, 넷플릭스에서 옛날 영화 다 보고 난 뒤에 TV 시리즈도 보기 시작하면서 시청했던 작품인데, 수준으로 치면 '드래곤 길들이기: 세상 끝으로'(Dragons: Race to the Edge)보다는 훨씬 아래고, 예전에 보기 시작했다가 1화도 다 못 보고 바로 꺼 버린 '장화 신은 고양이의 신나는 모험'(The Adventures of Puss in Boots) 레벨에 가깝지 않을까 하네요. 세 작품 다 어린이 ~ 청소년이 메인 타깃인 것을 감안하였음에도, 드래곤 길들이기와 나머지 두 작품 사이에서 꽤 큰 격차가 느껴집니다. 그나마 용의 기사는 신나는 모험보단 미세하게 조금 더 나아서 꾸역꾸역 완결까지 보긴 했는데, 드림웍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 신경 좀 더 써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안타까웠습니다.
딱 "콘셉트까지만 매력적이고, 나머지는 전부 엉망"인 TV 시리즈라고 소개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대륙이 하나의 판게아였던 시절, 큰 악을 무찌르기 위해 만들어진 4개의 전설의 무기들을 둘러싸고, 영국 출신의 조연들을 따라 포가 전 세계를 여행하며 고난을 겪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친구를 사귀면서 서로 돕고 도움 받으며 결국 이겨낸다는 스토리의 골자까지는 좋습니다. 문제는 나머지 세계관을 엉성하게 차용해 오면서 납득이 힘든 서사를 보이고 있다는 점, 어떻게든 정확히 24분짜리 에피소드 한 개 한 개를 만들어 내보낼 수만 있다면 완성도따윈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모든 부분의 퀄리티를 타협해 버렸다는 점이 아닐까 해요. 시나리오도, 만듦새도 너무나 안타까워서, 차라리 이럴 것 같으면 40화 넘게 만드는 것보다 '포켓몬 컨시어지'처럼 4화 정도만 높은 퀄리티로 압축해 만들어서 공개했으면 어땠을까 싶었네요.
자발적으로 태블릿 조작도 힘들 정도로 어린 영·유아가 아니라면, 그 이상 나이대인 어린 관객층도 사로 잡기가 쉽지 않은 시리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어린이들도 디지털 콘텐츠 보는 눈이 높아진 데다가, 이제 숏폼과 경쟁해야 하는 시점에서 퀄리티 낮은 24분*42화 콘텐츠가 단순히 '쿵푸팬더' IP를 가지고 있다고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싶었네요. 메인인 영화 쪽에서도 쿵푸팬더 4로 퀄리티 얘기가 나오는 마당에, 여러모로 아주 아쉬운 작품 아니었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