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광고나 협찬이 아닙니다. 지연, 학연, 혈연도 없습니다.)
베트남에도 참 여러 커피 프랜차이즈가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서 그런지 한 브랜드가 세를 확장하고 롱런하는 것을 보기가 썩 쉽지는 않은데요. 일례로 스타벅스 같은 경우도 최근에는 고급 브랜드로 나름의 위상을 챙기고는 있지만, 미국이나 한국처럼 지점이 많지도 않고 심지어 몇 년 전에는 "베트남에서 스벅을 왜 가냐?"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외국물 먹고 와서 트렌드 선도하는 젊은 인플루언서들이 베트남에도 많음에도, 프랜차이즈 중에는 (나름) 고급 카페의 이미지를 지향하는 스타벅스조차 이러니, 베트남 자국 기업들이 하는 커피 프랜차이즈는 고급화를 노리기가 쉽지 않았겠죠. 그래서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체인 카페 매장들을 살펴보면 매장이 작고, 공간 대부분이 에어컨이 닿지 않는 야외 테이블로 이루어져 있고, 메뉴는 주로 스트릿 푸드보다 5k-10k 정도 비싼 것이 고작입니다. 현지 상황이 이러니, 그나마 넓게 퍼져 롱런하는 대형 프랜차이즈로, (자국 프랜차이즈 치고) 어느 정도는 고급화를 지향해서 버티고 있는 게 푹롱(Phúc Long)과 하이랜즈 커피(Highlands Coffee) 아닐까 하는데요. 개인적으론 푹롱은 한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미국형, 대만형의 깔끔한 프랜차이즈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 하이랜즈는 이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로컬 감성을 더 많이 지키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에 갔던 2군 타오디엔(Thảo Điền)의 푹롱 프리미엄 매장은, 마치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인테리어에 신경 쓴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따위를 생각나게 하는 특별 매장이 아니었나 해요. 메뉴의 대부분은 비슷하지만, 프리미엄 지점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일부 메뉴들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주변 상권 및 주거지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및 조경이 인상 깊은 곳이었습니다.
푹롱 쑤언투이 지점은 매장 자체가 굉장히 넓습니다. 일반적인 푹롱이 도심지에서도 보통 국내의 작은 스타벅스 정도의 면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여기는 실외 테이블 구간, 2층까지 하면 거의 3배에서 4배는 족히 달하지 않나 해요. 외부는 정면의 큰 나무를 포함해 각종 식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기에 열대·아열대 휴양지의 느낌이 물씬 듭니다. 날이 좀 덜 더웠으면 밖에서 즐겼어도 좋았겠다 싶었네요.
반면에 통유리로 1층을 두른 건물 내부는 쾌적한 현대식 카페의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데요. 특히 건물 정면 기준 우측에 있는 로스터리가 진짜 눈에 띄게 배치되어 있어요. (물론 사용되는 것 같지는 않지만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음료 등 메뉴는 대부분 기존 푹롱과 비슷하지만 (정확히는 대부분 동일 메뉴인데 값이 더 오른 듯한 구성...) 또 일부 프리미엄에서만 주문할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가 있어서 (매장 내에선 알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 잘 찾아서 주문해 먹는 재미가 있겠다 싶어요. 저는 지인에게 추천 받아서, 매장 가서 한 번 더 되물은 뒤에 시킨 'Vitamin C'를 마셨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로컬 느낌은 안 나고, 오히려 휴양지의 주스 바라던가,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대형 카페들이 생각나는 매장이 아니었나 해요. 베트남에서만 느껴지는 청취라던가 대단히 맛있는 음식이나 음료 때문에 온다는 느낌보다는, 솔직히 건물이 분위기 깡패라서 한 번 들를만한 곳이 아니었나 합니다. 특히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분명 꽤 만족하고 가시지 않을까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