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평 요약 : 7/10, 추천!
쿨함의 화신, 사카모토와 친구들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상을 그려내는 1개 시즌의 짧은 코미디 애니메이션. (일본) 고교생 시점으로 매 장면마다 극도로 평범한 소재를 너무나도 비범한 경지의 개그로 승화시키는 것이 압권.
뭘 해도 눈에 띄는 고교생, 사카모토!
여기, 말 그대로 완벽한 고등학생 사카모토가 있습니다. 밥을 먹고, 체육 시간에 운동을 할 때나, 수업 시간에 지목을 받아 교과서를 낭독할 때, 심지어는 동급생들에게 골탕을 먹을 때조차 그의 모습은 완벽 그 자체입니다. 이렇다 보니 나이 불문 주변의 여성들은 그에게서 헤어 나오지를 못 하고, 심지어 다른 남학우들조차 그의 매력에 푹 빠져버립니다. 물론 이런 모습에 질투를 느끼는 이들도 생기지만, 오래가지는 못하죠. 모두가 사카모토의 일거수일투족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그의 쿨함으로 세상이 뒤덮여버리고 마는 것만 같죠.
원작 만화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짧은, 13편으로 구성된 사카모토입니다만? 의 핵심 내용은 '사카모토는 어떻게 모두를 홀렸는가?'라는 단 한 줄의 문구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큰 키에 준수한 외모를 가진 사카모토가, 남들이 불가능이라 생각하는 대부분의 일들을 특유의 천재성으로 해결해 가는 모습은 가히 보는 이로 하여금 경이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이 재미있는 이유가 단순히 이런 위업들이 대단하기 때문이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만은 않고요. 사실 그보다는 시선을 압도하는, 그의 비범하다 못해 기이한 행적들이 자아내는 반전의 우스꽝스러움이 핵심이 아닐까 해요. 이해가 쉽도록 예시를 들자면, 로완 앳킨슨의 '미스터 빈'을 상상해 본 뒤, 모든 특징을 반대로 뒤집어 보면 완전히 딱 맞아떨어지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주 일상적인 소재들을, 주인공 사카모토를 통해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해 버리는 데서 오는 황당함, 어처구니없음이 보는 내내 실소를 자아냅니다.
쿨한 코미디 뒤로 이어지는 따뜻한 감동
사카모토입니다만? 의 매력은 이런 "병맛" 코미디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카모토를 중심으로 쉴 새 없이 내던지는 개그 중간중간, 학교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인간적인 이야기가 꽤 큰 여운을 남기기도 하는데요. 너무나도 현실감 넘치는 주변인들의 모습은 완벽함 그 자체인 사카모토와 더욱 극명하게 대비되고, 저마다의 힘듦과 어려움, 슬픔은 꽤나 무겁게 다가옵니다. 이들은 종종 자신의 몫을 포기하기도 하고, 때론 아예 삐뚤어져 나쁜 길로 빠지기도 하는데요. 그런 친구들의 모습을 절대 보고 넘어가지 못하는 주인공 사카모토가, 이들과 함께 고행을 자처하고 함께 이겨내는 것이 전체적인 내용의 골자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어이가 없어 실없이 웃다가도, 종국에는 마음 한편에 약간의 따뜻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개*스콘 더블액션' 같은 애니메이션을 찾으신다면, 사카모토입니다만? 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