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평 요약 : 4/10, 김치의 나라보다 평이 좋아 더 나을까 기대했지만...
글로벌 플랫폼(넷플릭스)에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이 정도 점수. 내 시간으로 구매하는 협찬 선물 세트이기에 극명한 호불호. 맛집 리스트가 궁금하시면 그냥 맛의 나라 유관 키워드로 포털에 검색을 하는 게 더 빠를 듯.
한 번 당하면 속인 놈 잘못이지만, 두 번 당했으니 제 잘못 맞습니다.
며칠 전 같은 맛의 나라 시리즈의 김치의 나라 2부작을 먼저 보고 리뷰 했던 전력이 있는데요. 국물의 나라가 오리지널 에피소드이기도 하고, 대체로 평가가 미세하게나마 더 좋은 편이라 눈 한 번 딱 감고 마저 시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고요, 시간은 그냥저냥 보냈으나 제 자신 말고 탓할 사람이 없어 무안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룰 것도 없이 맛집 찾아다니고, 중간중간 전문가나 요리인 만나 좀 더 독특한 음식 소개받는 음식 쇼입니다. 포맷 전제가 김치의 나라와 다른 것이 하나도 없어, 궁금하신 분께서는 이전 리뷰 글 참고 부탁드릴게요.
시청자들이 모르는 정보를 소개하는 점은 반갑습니다. 계속 언급하지만 이 시리즈에서 그나마 가장 점수를 주고 싶은 점은 한국의 식문화를 넷플릭스에 소개한다는 사실 정도입니다. 그래서 만약 시청자가 저처럼 한국인이 아니라 K-컬처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이었다면, 점수가 거의 두 배는 됐을 겁니다. (실제로 IMDb 등의 별점이 7.5점 정도입니다.)
쏟아지는 협찬 맛집도 좋아하시는 분들한테는 도움이 되는 정보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실제로 맛의 나라 각 에피소드별로 맛집이 어디 있는지 일일이 찾아서 지도로 공유하는 블로그 글은 유관 키워드로 각 포털에서 검색하면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방송 말미에 촬영협조를 다 표기해 주고, 애초에 그게 목적인 프로그램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공중파의 전형적인 PPL 시사 정보 프로그램과 차별점이 전혀 없습니다. 다큐멘터리라기에도 부족하고, 미식가 콘텐츠도 아니고, 마음 따뜻해지는 휴머니즘도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덕택에 해외 음식 문화 프로그램이나 영화와 너무 크게 대비됩니다. 한국의 음식 문화와 민중의 삶을 뭔가 감동적인 느낌으로 포장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전혀 와닿지 않습니다. 출연진에게 감정적으로 몰입하기도 어렵고요.
(보통 스트리밍으로 전달되는) 먹방과는 완전 반대의 속성인 것이, 음식 자체를 소개하는 비주얼은 월등하나, 먹는 모습에 힘이 하나도 없습니다. 대본 상 지금 해당 음식을 먹는다, 정도의 느낌만 있어요. 제작진, 출연자들, 촬영협조자들, 투자자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막말로 오뚜기 일가 포트폴리오 같고, 그냥 잘 만든 광고 같습니다. 실제로 마케팅 수상 경력이 생긴.
제가 잘못했습니다. 반찬의 나라는 꼭 스킵하겠습니다.
맛의 나라 두 개 주제를 시청하면서 정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질만능주의라지만, 국내 협찬/PPL은 전 세계적으로 겨룰 이가 없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저도 소소하게 애드센스 승인받고 광고 올리는 것을 목표 중 하나로 블로그 운영 중이지만, 적어도 웹사이트 광고는 (간혹 불쾌함을 줄지언정) 광고라는 것이 확연히 눈에 보이죠. 반면, 국내 문화 콘텐츠에서의 광고는 사실상 소비자 기만의 수준으로까지 역성장해 왔습니다. 이에 대한 반발로 관련 법제도 추가·보완되고 있고요.
하지만 아시아 최대 광고제인 애드 아시아에 초청받을 정도에, 저번 글에서 소개드렸듯 에피 어워즈 수상까지 한 노련한 광고 콘텐츠인 맛의 나라 시리즈의 경우, 맛집/식음료/가전제품 등 다양한 상품이 대놓고 등장하지만 협찬이기 때문에 광고의 영역이 아닙니다. 앞뒤가 안 맞아도 정도가 있지, 황당하기 그지 없으나 법이 그렇습니다. 이미 협찬과 관련해 별도 해석으로 법제가 별도로 있기 때문에, 어른의 사정으로 개정도 쉽지 않다고 하네요. 변하려 하지 않는 관료주의자들의 관습적 탁상공론에 정신이 아찔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