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평 요약 : 6.5/10, 추천
'네코마키'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 영어 타이틀처럼, 작은 '고양이들의 섬' (The Island of Cats)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고양이들의 모습을 잔잔한 시선으로 담아낸 관찰 일기 같은 드라마. 평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휴식 같은 영화.
귀여운 고양이들, 정겨운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사는 섬마을
원작 만화책 팬들,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 고요한 전원에서의 삶을 동경하는 이들까지... 어디 이보다 타깃층이 명확한 영화가 또 있을까요? 개봉한 지 거의 5년이 다 되어가는 '고양이와 할아버지'는, 넷플릭스에서 심심풀이 겸 보기에 정말 좋은 작품입니다. 여러 고양이, 시바견 만화 등으로 인기 있는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네코마키'의 동명 만화 시리즈를 재해석한 영화인데요. 작은 어촌 섬마을이자, 노령자가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무엇보다 집 안팎으로 고양이가 바글바글한, 평온한 '고양이들의 섬'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에피소드들을 관찰자 시점에서 바라보는 드라마입니다.
주인공 포지션의 고양이 타마와 다이키치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이 둘 주변의 여러 인물들이 그려가는 섬에서의 생활을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가고 있는데요. 원작처럼 고양이들의 생각이나 울음소리가 문자화 되어 알아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식의 묘사는 없습니다만, 오히려 좀 더 자연스러운 연출로 확 깬다는 느낌 없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나 해요. 일본에서 만화를 실사화할 때는 제작에서부터 으레 원작 과몰입(?)으로 거의 작품을 반쯤 망쳐 놓거나, 반대로 영화 자체의 작품성에 포커스를 맞추어, 타협할 것은 타협 하면서도 만들 수 있는 최대한의 퀄리티를 가진 작품을 내놓는 경우가 있는데, '고양이와 할아버지'의 경우 후자에 가까워 만족스럽게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큰 특징이라면 고양이들의 모습이 아주 귀엽게 담겨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하고요. 중년 ~ 노인 중심의 등장 인물들 역시 만만치 않게 귀엽고, 정겹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본 드라마를 여러 편 챙겨 보아 오신 분이라면, 극중 익숙한 얼굴들도 많이 보이실 거란 생각도 들고요. 영화에선 세계관이 뒤흔들릴 정도의 큰 사건 따위는 없지만, 사소하면서도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들을 제시하면서, 때로는 서로 싸우기도 하고, 때로는 합심해 문제를 해결하고 이겨내며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잔잔하게 그려내며 소소한 감동을 주고 있어요. 여러모로 방구석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좋은 드라마 작품이 아니었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