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평 요약 : 7/10, 추천!
소셜 미디어, 이민, 지구온난화, 빈부격차 등, 서구권은 물론이고 우리에게도 꽤 핫한 이슈들을 놓고 코미디언들이 벌이는 재치 있는 만담 대결! 패널들의 비전문성으로 왜곡될 수 있는 쟁점들을 인포그래픽과 함께 데이터 전문가가 함께 설명해 주기에 유익하기도 해요.
스탠드업 코미디 입문작으로 추천하는 유쾌한 예능!
영·미는 물론이고 유럽 등 서구권에서 스탠드업 코미디(stand-up comedy)가 인기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 분들이 근래는 꽤 많을 것 같습니다. 스탠드업은 말 그대로 한 명의 코미디언이 무대 위에 서서, 준비해 온 루틴부터 방금 생각난 즉흥(improv) 농담까지, 온갖 수를 써서 관객들을 웃기는 코미디 쇼를 말하는데요. 안타깝게도 국내 코미디언들은 대부분 개인적, 사회적인 여러 가지 한계점과 함께 실패했지만, 적어도 그 시도를 통해 국내에서 장르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엔 어느 정도는 기여하지 않았나 해요. 실제로 상당수 녹화본들이 넷플릭스에 공개됐고, 이를 통해 이미 넷플릭스에 있었던 다양한 해외 코미디언들의 스페셜을 보게 되신 경우도 꽤 될 것 같습니다.
이 얘기를 왜 꺼냈냐면, 호스트인 지미 카(Jimmy Carr)를 포함해 '더 픽스'에 등장하는 방송인들이 모두 스탠드업 공연을 하는 코미디언들이기 때문인데요. 쇼 자체가 이름 그대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세계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논하는 패널 쇼이고, 매 에피소드 다양한 주제에 당면한 코미디언들은 갖가지 기상천외한 해결법을 제시하면서 승패를 겨룹니다. 당연히 대부분 실질적인 솔루션보다는 코미디에 치중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래서 이들의 톡톡 튀는 유머에 웃으며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셀링 포인트입니다. 보통 우리가 넷플릭스 스페셜 등으로 마주하는 스탠드업 쇼들이 길면 1시간도 넘어가는 것을 고려했을 때, 여러 명의 코미디언들이 특정한 (그리고 수위가 높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30분 남짓한 시간을 서로 나누어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스탠드업 코미디가 어떤 느낌인지 입문하기에 딱 좋은 예능이 아닐까 싶네요.
웃음 말고 교양도 잡은 전천후 예능!
하지만 더 픽스가 마냥 시덥잖은 농담 따먹기만 하는 프로그램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고요. 의외로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유익함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 데이터 전문가이자 언론인인 모나 찰라비(Mona Chalabi)를 앞세워, 매 에피소드마다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할 데이터를 함께 보며 분석하는 시간을 가지는데요. 일상적으론 열심히 찾지 않으면 알아내고, 또 해석하기 어려운 많은 정보들을 편향되지 않은 자세로 분석해 주기 때문에 어떻게든 뭔가는 알아 가고,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게 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미 카는 물론이고 코미디언들과 웃음 시너지로 재미가 반감되는 일도 없고요. 모나가 인포그래픽을 들고 등장하는 것이 더 픽스에서는 약방의 감초와 같다고나 할까요. 덕분에 교양과 코미디, 두 가지를 균형 있게 잡고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되지 않았나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