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평 요약 : 8.5/10, 강력 추천!
로알드 달의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기반으로 하는 워너 브라더스 영화의 오리지널 프리퀄. 어머니가 심어 주었고 7년 넘게 스스로 키운, 세상 최고의 초콜릿 가게를 열겠다는 꿈을 가지고 상경한 청년 윌리 웡카의 이야기. 기존 원작 기반 영화에서처럼 경제적으로 성공했으며 자신감 넘치고, 또한 완성된 괴짜이기도 한 웡카가 아닌, 어리고 불안정하며 가진 것 하나 없는 웡카가 꿈을 좇아 나아가고, 의외의 친구들과 함께 서로 돕고 도우며 원하는 바를 이루는, 해피 엔딩의 희망을 노래하는 뮤지컬 영화.
세상의 좋은 것들은 모두 꿈에서 시작한다.
국내에서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이야기할 때, 보통 팀 버튼이 메가폰을 잡고 조니 뎁이 웡카 역을 맡은 2005년의 영화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대부분일 텐데요. 때문에 스토리 상 프리퀄 격이라는 '웡카'를 보러 갔다가, 전혀 다른 느낌에 '이게 뭐지?' 싶으셨던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번 작품, 여러모로 팀 버튼 버전보단 훨씬 이전에 나온 1971년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Willy Wonka and the Chocolate Factory)'의 후속작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비슷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데요. 05년판보단 해당 작품을 더 좋아하는 저로서는, 친숙한 세팅을 더 고도화된 모습으로 보게 되어서 아주 즐거웠습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팀 버튼이 만드는 작품들은 전부 "Made By Tim Burton" 인장을 박아야 싶지 않나 하는 수준으로 감독 본인의 색채가 강하기에, 같은 프랜차이즈의 세 영화 중에서는 사실 이쪽이 리메이크 급이라고 이야기해야 할 지경이에요.
사실 스토리는 배배 꼬아 내는 일 없이, 굉장히 직설적이고 평면적입니다.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초콜릿의 추억,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가는 초콜릿 가게를 열겠다는 큰 꿈과 13개의 은화(소버린)만을 품고 상경한 청년 윌리 웡카가, 시작부터 줄줄이 쏟아지는 온갖 역경을 초콜릿 하나에 대한 열정과 집념, 마법의 경지에 오른 마술사로서의 기지,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만나 끈끈한 정을 쌓게 되는 친구들과의 협동을 통해 모두 이겨내고, 신기루만 같았던 꿈을 이루어 가는 아주 희망찬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글에서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파고들어도 금세 스포일러가 될 정도로 단순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이를 떠나서 예고편에서 보이는 전제 수준의 정보만 가지고도 사실 결말이 어떨지 대충 그려지는 수준이기도 하죠. (그리고 대체로 그 예상이 맞습니다.)
제작진도 그런 점을 알고 있었던 듯, 행복한 결말도 결말이지만 매 분 매 초의 과정에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의 연출을 선보이고 있어, 두 시간 남짓한 상영 시간을 지루할 틈도 없이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습니다. 꿈이 현실이 된 듯 황홀한 판타지, 감정선이 살아있고 귀가 즐거운 뮤지컬 넘버, 중간중간 파고드는 코미디(실제 캐스팅 멤버의 상당수가 코미디언이기도 합니다.)까지, 놓치는 부분 없이 종합선물세트처럼 전부 알차게 던져 주고 있어요. 거기에 지치고 힘든 현생을 살아가는 관객들을 위로하는, 꿈과 희망에의 예찬까지 성공적으로 곁들였으니, 개인적으론 단연 역대 '찰리와 초콜릿 공장' 영화 중 최고점을 찍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보러 가지 않으신 분들, 조금이라도 흥미가 생기셨다면 얼른 예매부터 하시라고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P.S.
웡카에는 쿠키가 있습니다. 영화가 거의 끝나자마자 만나볼 수 있어요.
쿠키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흐르는 주제곡 'Pure Imagination'의 여운도 강합니다. 위의 영상이 티모시 샬라메가 부른 이번 '웡카'의 노래, 아래쪽이 1971년 진 와일더 버전인데요. 영화를 보고 나서 비교해 보는 것도 꽤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