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물원 정상영업합니다!
마곡나루역에서 도보로 5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강서구의 서울식물원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식물원은 둘레의 호수공원까지로 범위를 확대하면 꽤 넓은 편인데요. 실제 티켓 구매가 필요한 구역을 제외하더라도 넓은 구역의 야외 정원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겨울에는 나무들이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고 있어, 도심 속 숲길과 같은 느낌을 즐기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볼거리가 없냐고 하신다면, 경험적으로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는데요. 저희 말고도 내·외부로 방문객이 굉장히 많았고, 둘러 볼만한 것들을 전부 보고 나오는 데 거의 1.5시간이 걸렸으니, 어쩌면 식물원 외부도 화려한 다른 계절들에 비해 겨울에 특히 집중할 수 있어 더 잘 보이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시즌이 시즌이라 그런지, 크리스마스 테마로 소소하게 꾸며 놓으신 것들이 많아 외부에서도 사진 찍기는 좋았습니다.
참고로 동절기(11월 ~ 2월)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이 가능하고, 매표는 오후 4시에 마감됩니다. 티켓 비용은 성인 기준 인당 5,000원이고요. 만 18세 이하 청소년의 경우 3,000원,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2,000원입니다. 티켓이 필요 없는 둘레의 호수공원 일대와는 달리 주제원에서는 펫,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니 참고하셔야겠습니다.
사시사철 푸르름을 즐길 수 있는 주제원 온실!
입간판 사진을 보고 짐작하신 분도 있겠다 싶은데요. 녹음이 싱그러운 온실 내부에서는 한겨울인 지금도 볼만한 게 아주 많습니다. 찬바람이 몰아치는 주제원 외부를 거쳐 온실로 들어오면 따뜻하다 못해 땀이 날 정도라서, 추워서 밖에 나가는 게 싫으신 분들께는 아주 제격이 아닐까 했습니다.
온실은 내부 식물들의 자생지인 열 두 국가에 따라 크게 열대관과 지중해관으로 나뉘는데요. 입구에서 처음 맞아 주는 것은 각종 열대 식물들로, 열대관은 지면에 물이 흐르는 밀림과 같은 디자인의 실내 정원으로 꾸며 놓아 아주 흥미롭게 관람했습니다.
열대우림과 같은 전반부를 지나고 나면 이어서 지중해관이 나오는데요. 그리스·이탈리아 풍으로 꾸며 놓은 내부에서는 지중해 인근뿐만 아니라 지중해성 기후와 유사한 국가들에서 온 식물들까지 포함되어 자라고 있었습니다. 키가 큰 나무들이 많아 사진이 대체로 어둡게 나오는 열대관에 비해서, 포토 존은 아무래도 지중해관이 훨씬 많았네요.
이렇게 한 바퀴를 돌고 나면 뷰를 바꿔 하늘다리처럼 온실 내부를 내려다볼 수 있는 2층에서도 관람이 가능합니다. 같은 공간인 만큼 크게 특별할 것은 없지만, 키가 큰 나무들을 위쪽에서 다시 볼 수 있고, 경치를 한눈에 훑어본다는 느낌이 들어 나쁘지 않았습니다. 2층에 따로 전시되어 있는 식물들도 있어, 온전히 100% 관람을 원하시는 분들은 꼭 한 번 올라가 보셔야겠습니다.
전반적으로 사진이 굉장히 많은 것 같지만, 사실 이번 방문에서 찍었던 사진의 1/5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다양한 식물들이 있었고요. 규모에 비해 크기나 모양, 생태가 서로 다른 식물들이 아주 잘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실제로 방문 시에도 직원 분들은 계속 업무 중이셨고요.) 12월에 이렇게 푸르른 숲속 나들이 같은 경험을 하려면 해외 여행을 가지 않는 한, 이정도가 최선이겠구나 싶었어요. 특히나 도심에서는 초록색을 찾기가 어려운 겨울철, 온실 속을 거닐면서 식물들을 보는 것도 나름의 힐링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온실 코스가 끝나도 다양한 볼거리가 추가로 있어요!
정원을 둘러보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드는 편인데, 지중해관을 나와 온실 출구로 향해도 여전히 실내에서 구경할 것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그중에서 최고봉은 아무래도 씨앗도서관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친숙한 한반도 식생의 식물들부터, 야자나 바나나 등 국내에선 거의 과실이나 가공품으로만 만나는 여러 식물들까지 다양한 종류의 씨앗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향신료의 경우 시향이 가능하도록 체험형 전시를 하고 있어 재미있고, 방문자가 원할 경우 씨앗 대출을 할 수 있는 것이 독특했습니다.
이외에도 식물 관련 장서들을 보유하고 있는 식물전문도서관(이쪽은 진짜 서적들을 다루는 도서관😂), 모종할 수 있는 식물들과 식물원 관련 굿즈들을 살 수 있는 귀여운 기프트샵도 있고, 작게 스마트팜 전시나 식물 관련 게이미피케이션 체험(미로 탈출) 이벤트 존도 있어서 볼거리가 아주 많았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식물문화센터 등의 시설도 있어 때를 잘 맞춰 방문하면 좋겠다 싶기도 했네요. 밖은 춥지만 그래도 가족, 연인과 외출은 하고 싶은 분들께, 감기 걸릴 걱정 없이 따뜻하면서 의외로 겨울에도 볼 게 많은 서울식물원 방문을 추천드립니다.